6월 2일, 3일 양일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아이유의 첫 단독콘서트이자 전국투어 첫 공연인 ‘아이유 리얼 판타지 2012 인 서울’(IU Real Fantasy 2011 in Seoul)의 시작을 초조함 속에서 지켜본 삼촌팬이 적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삼촌들의 모든 조바심은 전적으로 기우였다. 평화의 전당 무대 붉은 커튼이 열리자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관객들을 압도했고 아이유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3D 스크린 안쪽에서 나비들과 함께 등장했다. ‘잔혹동화’와 ‘너랑 나’로 시작한 이날 공연에서 아이유는 와이어에 매달린 달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미아’를 록 버전으로 편곡해 열창하기도 했다. 블랙아이드피스의 ‘붐붐파우’, 비의 ‘레이니즘’, 현아-현성의 ‘트러블 메이커’에 맞춰 파워풀하고 섹시한 댄스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기타, 드럼, 베이스, 피아노, 신디사아저, 퍼커션, 코러스 등으로 이뤄진 풀 밴드에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돼 전체적인 사운드 퀄리티는 여느 대형가수들의 공연 못지않으며 공연 내내 대형 LED 스크린에서는 화려하고 때로는 재치 있는 영상들이 이어졌다.
아이유 스케일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공연 중간 아이유는 “와이어를 타고 2층까지 가는 연출을 하고 싶었는데 사정상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는 등 스케일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유의 다음 투어 규모를 미리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는 무대였다. 적어도 아기자기한 것 만 좋아하는 소녀취향의 공연은 아닐 것 같다.
객석에 앉아있던 축구선수 박지성을 발견하고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관객들과 인사를 시키는 모습에서는 아이유의 진행 내공을 짐작케 했으며 자신의 대표곡 ‘좋은 날’을 부를 때는 4천여 관객 모두가 ‘3단고음’을 내지르게 유도하기 까지 했다.
기실 이 같은 모습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아이유는 데뷔 후 5년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악방송 및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행사무대에서 관객들 앞에 서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 가수이기 때문.
무엇보다도 이날 공연의 가장 큰 의미는 아이유의 보컬리스트로서 역량이다. 평소 ‘노래하나는 참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아이유지만 실제로 3시간 가량의 공연을 끌고 갈 만큼의 능력이 있는지는 스스로 증명한 바가 없었던 것이 사실. 특히 안무와 편곡 등 다분히 쇼 적인 요소들까지 가미된 단독 콘서트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이번 무대를 통해 충분히 증명했다.
한편 아이유는 6월 9일, 10일 울산, 16일 전주, 6월 30일, 7월 1일 수원, 7월 7일, 8일 부산, 14일, 15일 대구에서 전국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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