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전국기준)에 따르면 ‘신사의 품격’은 1회 14.1%, 2회 12.8%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으나, 같은 날 첫 방송된 MBC ‘닥터진’이 1.0%의 차이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시크릿 가든’의 시청률 대박 행진을 떠올려볼 때 실망스러운 초반 성적이다. 전작에서 제대로 작두 탔던 김은숙 작가는 지금 어디에 올라있는 것일까.
■ 주연 배우 실종, 낯설거나 혹은 흔하거나.
장동건은 그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에서 보여줬던 무겁고 진지한 이미지를 벗고 독신남 도진으로 12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왔다. 그러나 장동건은 배역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그의 대사에 설레어하기 보다 손발을 오므리고 있다.
또 다른 주연 김하늘은 수평선을 걷고있다. 김하늘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작품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그녀의 평생의 유행어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를 남긴 드라마 ‘로맨스’다. ‘신사의 품격’에서 또 한번 고등학교 윤리선생님 ‘이수’ 역을 맡은 김하늘은 아니나 다를까, 극 초반부터 한결같은 연기를 고수한다.
■ ‘시크릿 가든’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사들’
“첫눈에 반했거든요” “그럼 볼 때마다 반할까요?” 도진은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캐릭터다.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수많은 여자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남자다. 아쉬울 게 없는 이 남자는 한 마디로 세상의 중심에 서있다. 그런 도진이 자신의 친구 태강(김수로 분)을 짝사랑하는 이수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낀다.
이미 김은숙 작가는 ‘시크릿 가든’에서 주원(현빈 분)을 통해 시크하고 까칠한 남자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주원은 무술감독을 짝사랑하던 길라임(하지원 분)을 보며 그녀를 사랑하게 됐다.
‘신사의 품격’ 첫 회에서 이수의 니트 원피스 실밥이 도진의 가방에 걸리면서 그들의 앞날은 이미 충분히 예상됐다. 이는 김은숙 작가만의 장점이자 치명적 단점라 할
신사들은 ‘시크릿 가든’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향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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