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새 전라북도 순창의 한 축산농가에서 수십 마리의 소가 죽어 나갔다. 소들의 사인은 ‘아사’였다. 더 이상 사료 값을 댈 수 없는 주인이 정부의 축산 정책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굶어 죽은 것이다.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쟁점은 동물학대 논란으로 이어졌고 현행 동물보호법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제작진이 문제의 농가에 찾아가보니 소들은 이미 바싹 말라있었다. 농가 주인은 “사료 값을 감당할 수가 없다”면서 “내가 40여 년 동안 가꿔온 것인데 내가 더 억울하다. 나는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을 것이다”고 억울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부가 어떠한 조치를 취해주기 전까지 계속 해서 시위를 하겠다”고 덧붙여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계속해서 굶어 죽어죽는 소들에 대해 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도 있다”며 분노했다. 전문가와 제작진의 설득 끝에 이 농가의 소들 중 아홉 마리가 좋은 환경 요건을 갖춘 한 유기농가로 격리조치 됐다.
이전의 소들은 과연 굶어죽을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바야흐로 국제교역의 규제 사안으로 떠오른 가축동물의 사육환경에 대해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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