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구 고등 법원에서는 문화재 은닉 및 훼손혐의로 1심에서 10년형을 선고받은 배모 씨의 공판이 열렸다. 배 씨가 은닉한 문화재는 국보 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또 다른 판본.
2008년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진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이 지금 경매시장에 나온다면 300억 원을 호가할 것이며, 그 상징적 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이 엄청난 문화재의 행방을 오직 배씨만이 알고 있는 상황이다.
배 씨가 해례본을 은닉한 이유는 소유권 분쟁 때문이다. 같은 지역에서 골동품점을 운영하는 조 모씨가 원래 해례본은 본인의 것이며, 배 씨가 그것을 훔쳐갔다고 주장한 것.
민사재판에서 조 씨가 원 주인임이 밝혀졌지만, 그것을 돌려줘야하는 배씨는 해례본의 행방에 대해 끝까지 함구했다. 세 차례에 걸친 검찰의 압수수색에서도 해례본은 찾지 못했다.
그런데 해례본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또 나타났다. 도굴꾼 서 모씨가 자신이 광흥사에서 해례본을 훔쳐 조 씨에게 팔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가 불거지자 결국 지난 5월 7일 아직 찾지도 못한 해례본을 기증하겠다고 조 씨가 나섰다. 조 씨는 이날 해례본을 얻은 경위에 대해 대대로 물려받았을 뿐 거래는 없었다고 잘라 말하며 급하게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해례본을 둘러싼 소유권 논란보다 더 중요한 건 어딘가에 숨겨져있을 해례본을
과연 우리 민족 최고의 유산인 훈민정음 창제의 비밀이 담긴 해례본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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