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너도 나도 레전드? ‘나가수’ 도살장 같다”

들국화가 자신들의 재결성에 대한 목표와 현 가요계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털어놨다.
들국화는 21일 오후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에서 재결성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성원은 “우리나라에 지금 음악에 만족하지 않는 그런 분들, 우리 음악이 잘못 가고 있다는 생각하는 분들이 새로 한국 음악을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해다.
이어 “과연 ‘나는 가수다’ ‘탑밴드’ 나오는게 우리 음악의 다 였는지 싶다”며 “다시 한번 말로만 듣던 우리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너도나도 레전드란다. 카리스마라고 하고. 그런 걸 떠나서 음악 앞에서 소년처럼 다시 서고 싶어서 다시 모였다. 절대 옛날 가수라고 레전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가수들이 독립정신을 가져야 한다. (요즘 방송은) 존경이 없어진 것 같다. ‘나가수’ 시즌1은 괜찮았지만 시즌2는 내가 보기엔 도살장 같다. 존경받게 하는 지성도 있고 야성도 없다. 재미없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아직도 과연 누가 희망을 주고 누가 세상을 폼나게 보는지 답이 안나왔다. 그런 팀이 되고 싶다. 레전드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들국화의 재결성에는 베이시스트 최성원, 대상포진으로 투병생활을 했던 전인권, 드러머 주찬권 등 원년 멤버들이 모일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들국화는 1985년 1집 ’행진’을 발표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등장, 1995년까지 총 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들국화의 1집 앨범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사 최고 명반 중 하나로 늘 꼽히며 지금까지도 후배 뮤지션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태지 역시 들국화를 자신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선배 뮤지션이라고 말할 정도. 당시 들국화의 1집 앨범은 군부독재시대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전곡이 방송금지 판정을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 수록곡 전곡이 히트한 앨범으로 기록되고 있기도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