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남북 단일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코리아’. 하나가 돼 기적을 일으킨 남과 북 선수들의 46일 동안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주고 있다. 벌써 누적관객이 154만명이다.
김재화는 실제 중국 탁구선수 혹은 중국배우로 오해를 받고 있다. 등장할 때 내뿜는 카리스마와 대사가 장난이 아니다. 김재화는 “중국 배우가 아니냐는 말,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주변의 소개를 받아 문현성 감독을 만나러 갔을 때 내 얼굴만 보여드렸는데 좋아했다”고 기억했다.
김재화는 사실 초반에는 중국어를 잘 하거나, 탁구 실력이 월등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첫 연습에서 그의 탁구 실력을 보고 다들 난감한 표정이었단다.
하지만 1주일 뒤. 각고의 노력으로 감독과 제작 관계자들을 안심시켰다. 집에서 출퇴근하며 5개월여 간 하루 6시간 동안만 탁구만 쳤다. “솔직히 탁구선수로 데뷔하는 줄 알았어요. 배우의 삶이라기보다는 기술 습득하는데 시간을 보냈죠. 최강의 선수를 연기해야하니까요.”(웃음)
‘악바리’ 정신. 도전을 좋아하는 그에게 덩아령의 역할이 맡겨진 건 당연한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김재화는 대학생 때인 2002년, 1년 2개월 동안이나 세계 일주를 돌았다. 연극영화과 학생 5명이서 중국, 베트남, 네팔, 프랑스, 아프리카 등 30개국 가까이를 다녀왔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외국인에 대한 거리낌이나 두려움이 없어요. 외국인 역할을 맡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이라는 연극축제도 자주 갔는데요. 소르본 대학에서 수업도 들은 적이 있고, 그 기억이 좋아 한국에 와서는 불문과에 편입했어요. 전 호기심이 많아요.”(웃음)
김재화는 하지원과 배두나 앞에서 탁구공을 밟는 신에서 떨었다고 했다. “하지원과 배두나라는 배우가 앞에 있는데 얼굴을 빤히 들고 연기하기가 힘들었어요. 두 분도 에너지가 센 배우잖아요. 대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빨간 유니폼의 힘이 있더라고요. 다른 분들이 연습할 때 저희 옷을 보고 기가 죽으니깐 ‘그 옷 안 입으면 안 되냐?’고 하셨을 정도에요.”(웃음)
김재화는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살았지만 TV와 스크린에는 늦게 데뷔했다. 영화 ‘하모니’와 드라마 ‘여인의 향기’로 얼굴을 알렸다. 활발히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김재화는 “솔직히 졸업하면 뭐가 되는 줄 알았다”며 “여기 저기 미팅을 할 때 많은 분들이 예쁘지도 않고 특별나지도 않아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말을 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2004년께부터 가면을 쓴 연극 활동 3년. 2010년까지 연극에 몸담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차라리 연출을 해볼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김정숙 대표가 그를 다시 잡아줬다.
“대표님이 ‘재화야. 너는 너를 연출하면 돼. 너는 배우로 태어난 아이야. 그러니깐 니가 배우로서 어떻게 하면 잘 갈지 연출해라’라고 하셨어요. 제가 배우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죠. 대표님이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하고 판타지오와 계약을 한 것을 무척 축하해주시더라고요.”
“우리 모두 부모님, 고모부, 삼촌들을 흉내 내면서 자랐어요. 집안 행사가 있는 날이면 다들 그림 그리고 연기를 했죠. 우리끼리 모여 프로젝트 회의도 하고 그랬죠.(웃음) 좀 아쉬운 건 어렸을 대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잘 돼야 하는 건데 잘 안 됐죠.”(웃음)
김재화는 영화 ‘공모자들’로 존재감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너무 식상할지 모르지만 전도연 선배처럼 연기를 잘 해서 프랑스 칸 영화제에 초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아비뇽 페스티벌을 가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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