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은 제가 열연을 안 해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나 이만큼 연기 잘해!’를 안 보여준다는 것이죠. 그런데 제 딴에는 ‘열연했는데 왜 안 했다고 하지?’라고 생각했어요. 생각해보니 제가 표현하는 게 남의 캐릭터까지 죽이면서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던 거죠.”
‘돈의 맛’은 최고 권력 돈에 대한 임 감독의 생각과 철학이 오롯이 드러난다. 대한민국 최상류층 윤회장(백윤식)과 자신의 돈을 지키기 위해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백금옥(윤여정), 그의 비서로 돈의 맛을 알아가는 주영작, 가족 중 유일하게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금옥의 딸 윤나미(김효진) 등 돈에 지배되어 가는 과정과 재벌가의 욕망을 담았다.
김강우는 초반부터 이 재벌가와 돈의 맛에 대해 알듯 말듯 엷은 미소를 지으며 관객을 몰입시키는 효과를 준다. 그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다른 비정상적인 백씨 집안 가족들과는 달리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인 영작이 고뇌하는 모습이 잘 표현됐다.
김강우는 “내 시선으로 모든 공간을 다 보여줘야 하고, 내가 상대하는 배우들로부터 받은 반응을 모두 보여줘야 했는데 힘들더라”며 “세련된 곳에서는 세련되게, 어수룩할 때는 또 어수룩하게 보이는 게 주영작이라는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강우는 “수능 날짜가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나이 차이 때문에 더 선정적이고 수위 높게 받아들여질 수 있죠. 또 금옥에게 강간당한다는 느낌일 수도 있고요. 감독님이 딱히 배려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본인이 직접 시연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걱정은 했지만 슛 들어가는 순간부터 끝까지 일사천리로 끝냈어요.”
영화는 김강우와 윤여정, 백윤식과 마우이 테일러, 김강우와 김효진 등이 정사신을 펼친다. 보는 이에 따라 파격적이고 센 느낌을 받는다. 특히 윤여정, 백윤식은 강도가 높다. 김강우는 “(윤여정, 백윤식) 선생님들도 믿음이 있으니 동의를 하는 것”이라며 몰입했다.
김강우는 이 작품에서 가장 강조한 것을 주영작이 보여주는 젊고 건강한 남성의 모습이라고 했다. “정신도 되고, 육체도 되는 인물인 동시에 기존 세대와는 다른 주영작만의 뚝심으로 가는 건강함을 강조했어요. 팔딱팔딱 뛰면서도 푸르른 느낌 정도를 보여주려 했죠.”
우락부락한 몸은 아니면서도 누가 봐도 매력을 느낄만한 정도의 몸을 만들었다. 평상시에 운동을 거의 안 한다는 그는 작품에 들어갈 때만 필요한 몸 조절을 한다고 했다. 특히 몸이 상할 정도로는 안 먹는 게 비결이란다.
“영화배우가 아니라 관객으로서 임 감독님 같은 분이 계신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색깔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임 감독님이니까 다루기 힘든 주제를 잘 표현하시는 것 같아요. 이번에 함께 해서 저는 감사하죠.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웃음)
김강우는 배우 한혜진의 형부로도 유명하다. 결혼하고 나서 좋은 점에 대해 물으니 “다른 사람들에게서만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많이 알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SBS TV ‘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 MC로 두각을 나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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