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명의 팬들이 영화 ‘코리아’의 출연 배우들의 이름을 연호하자 하지원과 배두나 등이 맥주 또는 안주를 들고 테이블 앞에 온다.
15일 밤 서울 신사동의 한 술집. 영화 촬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진풍경이다. 앞치마를 두른 배우들이 정신없이 움직이다. 술집을 꽉 채운 손님들로 일손이 모자랄 정도다.
‘코리아’를 연출한 문현성 감독은 머리에 두건까지 둘렀다. 손님이 들어오면 꼭 ‘이랏샤이마세(いらっしゃいませ·어서 오세요)’라고 해야 할 것 같은, 일본식 선술집 주인장 같았다.
이날 자리는 영화 ‘코리아’의 기념 행사.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축하자리였다. 사실 코리아는 100만명으로 축하하기에는 손익분기점(BP)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코리아 제작진과 출연진은 1일 포차 행사를 열었다. 배우들은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했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소장품 경매도 이어졌다.
하지원이 극중 사용한 메달은 30만원, 배두나가 내놓은 출연진의 사인이 들어간 탁구채 2개는 열띤 경쟁을 한 두 팬에게 30만원씩에 낙찰됐다. 이 탁구채는 65만원까지 호가했으나 경매가 과열돼 30만원씩으로 합의를 봤다. 또 출연진이 입은 운동화 등도 경매 물품으로 나와 팬들에게 돌아갔다.
코리아 팀은 뜻 깊은 행사로 모인 기금 약 300만원을 CJ 도너스 캠프와 새터민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문현성 감독은 이날 팬들이 먹은 음식과 술을 부담하겠다고 해 환호를 받았다.
극중 리분희를 연기한 배두나는 “생전 처음으로 이런 자리에 참석했다”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고 좋아해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기자가 일본식 선술집 주인장 같다고 하자 “우리 영화가 ‘코리아’이기 때문에 일본어를 말할 순 없다”고 몰입했다. 극중 북한선수 유순복이 현정화(하지원)의 기합소리를 배웠으나 ‘화이팅’하고 소리칠 수 없었던 장면과 맞물리는 순간이었다.
MBC TV 드라마 ‘더킹투허츠’ 출연으로
한편 ‘코리아’는 1991년 일본 지바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서 남북 최초 단일팀이 결성되어 우승하기까지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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