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감독은 15일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돈의 맛’ 언론시사회에서 “‘하녀’를 찍고 나서 미진한 느낌이 있었다”며 “그때부터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야기를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하녀’에서 전도연씨의 캐릭터에 대중이 자기 동일시, 감정이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잘못 했구나’를 느꼈다”며 “감정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고, 그 캐릭터는 주영작(김강우)”이라고 설명했다. ‘돈의 맛’은 중간 중간 영화 ‘하녀’의 이야기를 곁들인다. ‘하녀’의 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불에 타 죽은 (전도연이 연기한) 하녀를 언급하기도 한다.
‘돈의 맛’은 주영작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가 펼쳐진다. 최고 권력 돈에 대한 임 감독의 생각과 철학이 오롯이 드러난다. 대한민국 최상류층 윤회장(백윤식)과 자신의 돈을 지키기 위해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백금옥(윤여정), 그의 비서로 돈의 맛을 알아가는 주영작, 가족 중 유일하게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금옥의 딸 윤나미(김효진) 등 돈에 지배되어 가는 과정과 재벌가의 욕망을 담았다.
임 감독은 재벌을 그렸으나 “영화 속에서 재벌이라는 텍스트는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그는 재벌 이야기를 다루는 게 힘들었는지 “다시는 재벌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감독은 “인생을 쭉 영화판에서 살았는데 (여배우 스캔들) 이야기가 낯선 게 아니었다”며 “결말이 충격적이었는데 정치적으로 스캔들로 소화하기보다 그 전체가 한국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식으로 소화할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는데 정직하게, 또 진지하게 언급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강우는 선배 연기자 윤여정과 격렬한 정사신에 대해 “수능 날짜가 다가오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디 데이 마이너스 몇 일을 세는 것 같았다”며 “막상 촬영할 때는 일사천리로 찍어서 힘든 것을 몰랐다”고 회상했다.
윤여정은 “몸이 힘들었다기보다 마음이 힘들었다”고 했고, 윤여정 못지 않게 과감한 몸매를 드러낸 김효진은 “몸매관리를 많이 하지 못해 아쉽다”는 망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성악을 선보이는 신을 위해 하드 트레이닝을 받은 백윤식은
한편 17일 개봉하는 ‘돈의 맛’은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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