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특은 이날 37곡을 소화한 슈퍼주니어의 대부분 무대에 등장했다. 모습을 나타낼 때마다 퍼포먼스 중간 중간 허리를 숙였다. 감사의 마음을 담은 진심이었다.
다른 멤버들과 합동무대는 물론 개별 무대를 선보였을 때도 이특은 친근하게 팬들에게 다가섰다. 이른바 ‘폴더인사’인 오지기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인사하려고 애쓴 게 아니라 무의식중에 그는 몇 번이고 허리를 한껏 접었(?)다.
크레인과 이동차를 타고 돌출형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왔을 때는 더 그랬다. 한 명 한 명 더 많은 이들과 눈을 마주치고자 했고, 감사의 뜻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미국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으로 변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소 부끄럽고 웃길 수 있는 변장이었지만 개의치 않고 인사하며 팬들을 웃음 짓게 했다.
슈퍼주니어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이특. 이날 공연에서도 팀을 대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만5000여명이 들어찬 도쿄돔 공연의 MC를 맡은 그는 분위기 전환과 콩트, 개인기 등 다양한 부분에서 책임을 다했다. 물론, 나머지 멤버들과의 환상적인 호흡이 있었기 때문에 성황리에 막을 내릴 수 있었던 건 말하지 않아도 당연하다.
그래도 이특은 아주 조금 다른 멤버들보다 눈길을 끌었다. 공연 후반부 도쿄돔에서 공연하게 된 소감과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도 그의 팬서비스는 함성을 이끌었다. 성민은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일본어로 된 러브레터를 읽어 내려갔고 이특은 일본 팬클럽을 통해 이 편지를 팬 한 명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혀 환호를 받았다.
이날 공연 30분 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자리에 앉지 않았다. 다른 멤버들이 인터뷰를 위해 착석했을 때도 그는 줄곧 일어나 있었다. 기자간담회 진행을 손수 맡았고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혹자는 올해 군 입대를 해야하는 이특이 ‘발악을 한다’고 한다. ‘진행병에 걸렸다’거나 ‘너무 나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어디서건 에너제틱하고 파워 넘치는 동시에 유쾌하고 친근한 이특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가 인터뷰에서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다른 분(한류스타)들과는 달리 우리는 자유분방하고 친근한 모습이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슈퍼주니어의 인기 요인을 짐작한대로 그는 유쾌하고 친근했다.
앞서 이특은 12일 기자들의 저녁식사 자리에도 잠깐 얼굴을 비췄다. 3시간 30분이나 진행된 공연이 힘들었을 법도 한데 전혀 지친 내색 없이 슈퍼주니어를 대표해 인사를 하는 정성을 보였다. “힘들지 않다”며 “5만5000여명의 기운을 받아 에너지가 생겼다”는 말을 덧붙여 한국 아이돌 그룹을 자랑스러워하게끔 만들었다.
한편 13일 열린 ‘슈퍼쇼4’는 슈퍼주니어와 팬들이 4시간여 동안 교감하는 공연이었다. 슈퍼스타만 설 수 있는 일본 도쿄돔은 이틀 동안 11만명이 흔드는 ‘펄 사파이어 블루’의 야광봉으로 물들었다.
‘쏘리 쏘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도쿄(일본)=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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