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페퍼톤스의 무대는 정규 4집 ‘Biginner’s Luck’(비기너스 럭) 발매 후 처음으로 팬들 앞에 나서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새 앨범이 발매된 지 불과 나흘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 많은 팬들이 신곡을 따라 부르며 페퍼톤스를 지원사격 했다.
눈길을 끈 점은 무수한 여성 관객들 비명에 가까운 열광 속에도 묻힐 줄 몰랐던 남성 관객들의 우렁찬 떼창이다. 군 부대 위문공연에 나선 소녀시대 못지 않은 인기. 남성 팬들마저 사로잡은 페퍼톤스의 마성의 매력이었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페퍼톤스에게 이같은 뷰민라 후기를 전하자 신재평은 “어제 콘서트 표 오픈을 했는데 남녀 성비가 1:9였다. 남자가 10%가 채 안 되더라. 그 분들은 우리에겐 정말 소중한 분들이다”며 고마워했다.
팬들이 함께 브레이크 밟으며(!) 즐기는 게 페퍼톤스의 라이브라지만, 이번 뷰민라에선 가창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애교 수준의 음이탈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힘이 넘쳤다. 이에 대해 신재평은 “기술적으로 달라졌다기보단 아무래도 분위기를 타는 것 같다”면서도 나름의 준비가 있었음을 숨김없이 내보였다.
“1년 전과 1년 후, 공연을 비교했을 때 비슷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공연장을 매년 찾아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새롭게 꾸며볼까 고민을 많이 하고요, 그런 노력이 조금씩 쌓이다보니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공연 내내 신재평, 이장원의 멋쩍은 듯한 미소가 때때로 눈에 띄었다. 너무 좋아서 시종일관 웃음과 함께 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하며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자 했다.
“그날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사람들도 너무 좋았어요. 오랜만에 페스티벌 무대에서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려니 처음엔 약간 겸연쩍더군요.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 앞에서 ‘자 노래 해볼게’ 하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웃음)”(신재평)
“뷰민라 당시 언밸런스 컷 때문에 굉장히 자신이 없는 무대였어요. 외모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편인데, 나름대로 엄청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이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 많은 분들이 웃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웃었죠.”(이장원)
이들은 “오랜만에 스타일도 바꾸고 새로운 노래 들고 나와서 하니까 멋쩍은 웃음으로 시작 했지만 결국 다시 즐겁게 하게 됐다. 친해지고 끝난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며 빙그시 미소 지었다.
이날 짜릿했던 페퍼톤스의 무대는 지난 13일 홍대에서 진행된 ‘뷰민라 2012 어워드’에서 최고의 공연으로 뽑혔다. 밤하늘을 뜨겁게 달군 함성과 함께,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간 페퍼톤스의 ‘비기너스 럭’의 유쾌한 출발이다.
한편 페퍼톤스는 오는 6월 대학로에 위치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4집 발매 기념 콘서트 beginner’s luck live를 앞두고 있다. 무려 8일이라는 라이브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페퍼톤스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즐거운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안테나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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