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여 동안 일본 팬 5만5000여명은 쉴 새 없이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이름을 불렀고 함성을 질렀다. 정적이 흐르는 순간은 약 30초. 다음 무대를 꾸미기 위해 컴컴해질 때뿐이었다. 짜임새 있게 구성된 다양하고 화려한 무대는 객석에 쉴 틈을 주지 않았다.
12일부터 이틀 동안 화려하게 펼쳐진 슈퍼주니어 월드 투어 ‘슈퍼쇼4’ 도쿄돔 공연장은 관객이 가득 찼다. 슈퍼주니어를 상징하는 거대한 ‘펄 사파이어 블루’의 물결과 열렬한 응원이 일본 내 슈퍼주니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정규 5집 수록곡 ‘슈퍼맨’이 시작이었다. 강렬한 사운드로 멤버들을 소개한 영상에 이어 붉은 네온사인에 9명의 그림자가 비춰지자 함성은 일제히 울려 퍼졌다. 팬들이 흔드는 ‘펄 사파이어 블루’의 야광봉과 대비되는 붉은 네온사인은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슈퍼맨’의 비트가 시작되자 환호성은 더 커졌다.
지난 9일 일본에서 발매된 새 싱글 타이틀 곡 ‘오페라’(Opera)가 흘러나오자 열기는 뜨거워졌다. 최시원이 일본어로 노래를 시작하며 무대로 걸어 나왔고, 팬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공연 중간 중간 멤버들이 크레인과 이동차를 이용해 객석과 가까워지며 눈빛을 교환하자 팬들은 더욱 더 열광했다. 10여개의 물줄기를 뿜는 분수쇼와 돌출형 무대, 대형스크린은 공연 보는 맛을 배가했다.
일본어 버전으로 특별 준비한 ‘미스터 심플’(Mr.Simple), 슈퍼주니어-M의 ‘태완미’, 동해와 은혁의 ‘떴다 오빠’ 무대가 펼쳐지자 관객들은 합창했고, 공연장은 떠나갈 듯 했다.
이번 도쿄돔 공연에는 f(x)의 빅토리아와 루나, 크리스탈, 엠버가 스페셜 게스트로 나왔다. 히트곡 ‘피노키오’를 부른 f(x)는 슈퍼주니어와 함께 ‘웁스’(Oops!!) 무대도 펼쳐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받기도 했다. 슈퍼주니어 M의 멤버 조미도 솔로곡을 불러 환호를 받았다.
지난해 9월 군입대한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이 특별영상에 모습을 나타내자 5만 명의 외침은 한 번 더 거대해졌다. 또 일본에서 엄청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이 영상으로 얼굴을 잠깐 비추자 함성소리가 더 커졌다.
마오(16)양은 콘서트 후 “슈퍼주니어는 매력이 정말 다양한 것 같다”며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기뻐했다.
슈퍼주니어는 일본에서 3개의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정식 데뷔를 하지 않았고 별도의 프로모션이나 활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공연장이자, 꿈의 무대인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오사카 교세라돔 공연에 이어 또 한 번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리더 이특은 앞서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부드럽거나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다른 분들과는 달리 자유분방하고 친근한 모습이 사랑을 받는 것 같다”며 “일본에서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멤버들이 드라마와 MC, DJ 등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SNS나 유투브를 통해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인기요인을 짐작했다. 이특은 “이제 8만명을 수용하는 중국 베이징 메인 스타디움에 서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번 도쿄돔 공연은 선 응모, 후 추첨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 3월부터 1달간 40만명이 응모했고 11만여명(시야 제한석과 입석 1만명 포함)이 행운을 얻었다. 자신들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해 슈퍼주니어는 공연 후반부 ‘둘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율동을 가르쳐줬다. 함께 춤을 추며 즐기는 시간도 마련해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공연 시간동안 기립, 공연을 제대로 즐긴 관객들은 앵콜곡으로 슈퍼주니어의 히트곡 ‘쏘리, 쏘리’(Sorry, Sorry)가 흘러나오자 다시 한 번 달아올랐다. 마지막 곡 ‘웨이’(Way) 무대에서는 아쉬움에 여기저기 눈물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무대 곳곳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한편 슈퍼주니어는 지난해 11월 서울을 시작으로,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 싱가포르 인도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도쿄(일본)=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