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엄태웅은 아버지 경필의 죽음에 얽힌 인물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김선우'역을 맡아 신들린 듯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 초반에 일명 '동공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률 상승세를 이끌더니 이후 '칼날' 같은 눈빛 연기로 브라운관을 단박에 압도해버렸다.
엄태웅의 호연 덕분에 '적도의 남자'는 극 초반 부진한 출발을 딛고서 시나브로 시청률 수치를 끌어올린 끝에 마침내 같은 시간대의 이승기 주연 MBC '더 킹 투하츠'와 박유천 주연 SBS '옥탑방 왕세자'를 꺾고 수목 시간 안방극장 싸움에서 정상에 올라섰다.
이처럼 '적도의 남자'가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시청률 1등에 오른 데는 선우의 치밀한 복수극이 전개되면서 시청자의 눈길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엄태웅은 15년 전 아버지가 죽음에 이르게 된 사건의 실체에 한발짝씩 접근하면서 자신을 벼랑으로 밀쳐버렸던 어릴 적 친구인 검사 장일(이준혁 분),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인 장일의 아버지 용배(이원종 분)와 진노식 회장(김영철 분)에게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엄태웅은 연일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와 카리스마 넘치는 흡인력 있는 매력을 발산하며 "역시 엄태웅!"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지난 9일 방송한 15부에서도 선우, 엄태웅은 용배가 경필을 나무에 매달던 모습을 목격했지만. 무서워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최광춘(이재용 분)을 붙잡고 오열하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이어 선우는 진노식 회장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제가 뺏겠습니다"라며 선전 포고하며 심장을 멎게 만드는 복수극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기도 하였다.
16부 방송분에서도 엄태웅은 밀도 있는 연기력과 120% 체화한 선우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극 중에서 선우는 장일이 자신의 뒤에서 뒷머리를 치고 벼랑으로 밀었던 그 현장에 친구 최수미(임정은 분)가 있었으며 수미가 그 모습을 극사실화로 남겼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리고 진노식 회장이 광물 개발권을 허위 공시해 주가를 조작했음을 알리며 진승그룹과 계열사 주식을 상장 폐지의 위기를 몰아넣는다. 또한, 장일을 만나 "그날밤 내 뒷통수를 때리고 바다로 밀어 떨어뜨렸던 너의 모습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다"면서 "넌 그날부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살았는지 말해달라"고 한다. 이어 "방송에 나가서 니가 한 짓을 밝히면 내가 너를 용서해줄게"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전화 상담을 신청한 선우는 그날밤 사건을 장일에게 상담한다.
'적도의 남자'에서 엄태웅의 연기 패턴은 살인적인 폭풍을 머금고 있지만, 아직은 발톱을 완전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는 '고요한 바다'와 같다.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짐짓 모른 체 하면서 상대방을 차츰차츰 옥죄는가 하면 때로는 미친 듯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섬뜩한 비수를 드러내기도 한다.
엄태웅의 '동공 연기'를 비롯해 '칼날' 같은 눈빛 연기와 혼신의 오열, 그리고 시니컬한 미소 등은 미치도록 무서운 복수극을 써내려가는 선우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적도의 남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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