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과의 대결에서 불리해진 남북연합팀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폭탄을 설치, 승리 요건 중 하나인 보급소 통신소 지휘소 3곡의 폭파계획을 세운다.
남북연합팀은 통신소와 보급소 폭파를 별 무리 없이 성공시키지만, 문제는 지휘소였다. 통신소를 폭발시키던 중 도망칠 타이밍을 놓친 미군 한 명이 기절하고, 재하는 이를 구하려다 지휘소 폭탄설치에 차질을 빚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발로 인해 재하의 통신기기마저 고장 나면서 항아와 소통을 하지 못하게 된다.
같은 시각 항아는 미국팀을 압박하며 항복할 것을 종용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어차피 우리는 조금만 버티면 된다”며 “폭탄을 설치 못해도 지고, 설치를 했어도 그쪽 팀장이 시간 안에 못 빠져나오면 죽는다. 우리 입장에서는 손해 볼 거 없다”며 항복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한다.
항아는 재하가 지휘소에서 빠져나왔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폭발물 작동 버튼을 쉽게 누를 수 없었다. 종료시간까지 30초 남은 상황에서 심각하게 갈등하던 항아는 “난 이길 거다. 나를 믿으면 터뜨리라”고 말하던 재하를 떠올리며 두 눈을 질끈 감고 버튼을 누른다.
지휘소는 불바다가 되고, 항아는 재하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폭발된 창고로 향한다. 그 순간 항아의 귀에는 “시끄러워. 울긴 왜 우냐. 누구 죽었냐”라는 재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슬아슬하게 탈출에 성공한 재하가 풀밭에 엎드려 숨을 고르고 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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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강팀 미국을 이긴 남북연합팀은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차례로 쓰러뜨리며 WOC 첫 출전에서 4위를 차지해 시청자들 입가에 미소가 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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