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방송된 ‘SBS 스페셜-무언가족: 벼랑 끝의 집 1부’에서 대화를 포기해버린 가족들, 이른바 ‘무언 가족’(無言 家族)을 통해 오늘날 가족이 처한 불편한 현실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 소개된 한모(57)씨는 한때 중소기업 CEO와 대규모 식당을 운영하던 사장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제대로 된 거처도 없는 떠돌이 신세로 전락했다. IMF의 타격으로 사업이 망한 후,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던 그와 그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 생계를 책임지며 살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 요원의 후손인 차모 씨는 밖에서는 국가유공자의 후손으로 인정받지만, 집 안에서는 처량한 신세다. 별거 중인 부인은 어쩌다 한번 만날 뿐이고, 아들은 늙은 아버지를 본체만체 얼굴도 마주하려들지 않는다.
살가운 딸들의 애교로 화기애애할 것 같은 인천의 세 자매 집은 매일 전쟁이다. 아버지의 술주정과 딸들의 반항, 그 틈에서 지쳐가는 어머니까지, 함께이기에 지옥 같다는 이 가족 역시 ‘무언가족’의 또 다른 모습이다.
최근 경제위기에 놓이면서 이땅의 아버지들은 끝없는 무한경쟁에 내몰려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어머니들은 쪼들리는 살림에 일터로 내몰리면서 자식들과 점점 멀어지고, 아이들 또한
제작진은 가족들의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가족의 붕괴가 그 안에 한 명 한 명 개인에게 치명적 위기로 직결될수 있음을 시사해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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