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준영은 두부를 만들고 있는 엄마 도희의 곁으로 조심히 다가선다. 힘겹게 입술을 뗀 준영은 “엄마, 저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돼요?”라고 애원하듯 말한다.
도희는 머뭇거리다가 “간수를 넣기 전에 콩 물의 온도는 80도다. 두부가 빨리 굳지 않는다고 해서 간수를 너무 많이 넣게 되면 쓴 맛이 난다”며 “식기 전에 빨리 걸러야지”라고 말을 돌린다.
준영은 도희를 따라 두부를 만들며 조금은 어색하지만 엄마와 딸 사이의 훈훈한
두부 만들기를 끝낸 도희는 살며시 준영의 손을 잡더니 “인주야”라고 부른다. 놀라 쳐다보는 준영에게 도희는 “이 못난 엄마를 만나기 위해서 참 오랜 시간을 견뎌주었구나. 미안하다. 미안해 내 딸”이라며 따뜻하게 포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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