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아버지의 자살에 의문을 품은 선우(엄태웅 분)는 검찰에 직접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후 수사가 본격화 된다.
수미(임정은 분)는 장일(이준혁 분)의 부친이 선우의 아버지를 죽였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장일이 선우를 죽이려 했다는 내막을 아는 유일한 인물. 수미는 그동안 장일에게 자신이 목격자임을 알리며 그의 목을 옥죄어왔다.
수미는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요청을 받고 검찰서 장일과 마주친다. 수미의 당당한 눈빛과 묘한 미소에 장일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사건의 모든 것을 폭로하는 그녀를 상상하며 불안에 떤다.
사건 담당 검사에게 대질 심문을 받은 수미는 선우와 부친의 관계에 대해 침착하게 증언을 이어간다. 심문이 끝날 무렵, 수미는 “이런 말까지 하면 수사에 혼선을 주지 않을까 싶다”며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자살 전 날 아저씨(선우 부)를 우연히 만났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수미는 “아저씨가 등산용 로프같은 것을 손에 들고 있었다. 내가 인사를 하는데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평소와는 달랐다. ‘아저씨 어디 편찮으세요’라고 물었는데 ‘이렇게 살아서 뭐하겠냐’라고 말하더라. 그때는 몰랐는데 다음날 아저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 말 뜻이 무언지 알았다”고 완벽한 거짓 증언을 한다.
수미는 “아저씨는 그날 자살을 결심한 것이었다. 당장 선우에게 달려가 아저씨가 이상하다고 말해줬어야 했는데”라며 한 장의 그림을 꺼내든다. 그림에는 축 늘어진 어깨의 선우 아버지가 담겨 있었다.
수미는 “이건 그때 아저씨에게서 느낀 쓸쓸함을 그린
상상하지 못했던 수미의 증언에 장일은 말문이 막혔다. 사건의 목격자임을 빌미로 장일을 쥐락펴락하며 고통을 안겼던 수미는 그녀의 방식대로 사랑을 지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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