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진온은 당시 상황을 비교적 담담하게 털어놨다. “이유가 나간다고 했을 때 ‘아 이제 해체구나’ 싶었다. 소속사에서도 사실상 해체를 염두 해 두고 있었던 것 같다. 한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졌고 남은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다시 뭉쳤다.”
칸의 경우는 당시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자신 때문에 팀 활동이 차질을 빚은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까지 겹쳤다.
“이유 형이 탈퇴한다는 소식을 병원에서 들었어요. 계약을 풀어주겠다는 말을 듣고,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죠. 진온 형과 얘기를 나누면서 상황을 이해하게 됐고 형의 결정을 기다기로 했죠. 포커즈라는 팀에 들어온 것도 형 때문이었고, 진온 형이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 자리를 함께 지켜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게 팀이라고 믿었고요.”
세 사람의 결의와 각성은 곧바로 팀을 부활시키는 구체적인 노력으로 이어졌다. 예준은 이후 세 사람의 눈물겨운 팀 재건 과정을 설명했다.
“우리끼리 새로운 멤버의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어요. 한 500명 정도를 만났던 것 같아요. 몇몇 후보들 중에서 서바이벌 방식을 통해 결국 두명의 멤버가 남았고, 지금 우리와 함께 있는 두 명이 포커즈가 됐죠.”
진온은 팀의 리더 입장에서 두 사람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때였다.
“래현은 사실 반대했어요. 안양예고 후배로 원래 연기를 하던 친구고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터라, 고려를 안했던 거죠. 근데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일단 춤을 가르치는게 가장 큰 숙제였죠. 대건은 처음에는 굉장히 눈빛이 좋았어요. 근데 회사에 들어오니 바로 그 눈빛이 사라지더라고요. 주눅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죠. 함께 호흡을 맞춰가며 그 눈빛이 다시 살아나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두 사람 모두 여기까지 잘 버텨주고 따라와 준 것이 고마울 뿐이죠.”
“팀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 예능프로그램에 몇 번 나갈 기회가 생겼어요. 비슷한 또래의 아이돌들이 나오는 방송에 나가면 뒤처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자격지심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우리보다 나중에 데뷔한 친구들인데 그들에게 조차 무시를 당하는 느낌도 분명 있었고요. 서로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까지 생기더군요. 그때 뼈저리게 느꼈죠. 아, 아이돌의 서열은 인기순 이구나.”
예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털어놨다. “솔직히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친구들과 가끔씩 얘기를 해요. 그들은 이제 수익금 정산을 조금씩 받는다는 내용의 이야기도 듣고요. 사실 저희는 아직 이거든요. 가끔은 서럽다가도 데뷔 2년 3개월 중 1년 5개월을 활동을 못한 셈인데 정산을 받지 못한게 서럽다는 생각을 하는것 조차도 욕심인가 싶을 때가 있더군요. 결국은 우리가 이를 악물고 잘해야 한다는 결론이었죠.”
포커즈는 분명 달라졌다. 다섯명으로 구도가 바뀐 덕에 퍼포먼스가 보강됐음은 물론이고 멤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스타일의 통일성도 갖췄다. 메인보컬의 존재감도 선명해졌다. 무엇보다도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그만큼의 준비를 끝냈다. 이제 그들의 변화와 발전을 평가하고 인정해 줄 팬들이 움직일 때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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