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유포된 이 사진 속 혜리가 입은 티셔츠에는 ‘My shirts will help Japan’(내 셔츠는 일본을 도울 수 있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하트모양으로 도안된 욱일승천기가 프린팅 돼 있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긴 시간 일제에게 국권을 침탈당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해 왔다. 이번 논란과 비난 역시 이 같은 국민감정에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혜리의 경우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음도 사실이다. 혜리가 입은 티셔츠는 일전 일본 대지진 피해복구를 위한 자선 공연차 일본에 방문했을 당시 일본 팬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라는 점이다. 팬들의 선물이고 티셔츠에 도안된 문장 자체가 당시 자선 공연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여겨 입은 것이란 설명이다. 또 이 복장을 착용한 장소가 실제 공식석상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사진이 촬영된 시간은 공연때의 모습이 아니라 평상복 차림의 리허설 장면이라는 것. 실제로 공식석상에 이 같은 복장을 입었을 경우 부주의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최소한 그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실제 논란이 된 욱일승천기가 일반적인 깃발 모양이 아닌 하트 도안 안에 디자인된 것으로 쉽게 인지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욱일승천기가 도안된 티셔츠라는 걸 애초 인지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욱일승천기 티셔츠'로 논란이 일자 혜리에게 선물한 해외 팬클럽 측은 "저희의 무지와 이해 부족으로 인해 일어났다는 점에 매우 후회하고 사과드린다"고 해명하는 사과문을 팬클럽 게시판에 올렸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걸그룹 멤버가 최소한의 역사의식을 갖출 필요와 당위는 분명하다. 또 욱일승천기가 도안된 티셔츠를 주의깊게 확인하지 못한 책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사안이 마녀사냥 꺼리가 될만큼의 악의적 행위는 아니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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