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자정 공개된 '월간 윤종신' 5월호는 앞서 예고된대로 박정현이 부른 '도착'. 2002년 발표된 하림의 '출국'에 대한 답가 버전이다.
최근 홍대 인근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윤종신은 "'도착'은 '출국' 가사 속 비행기에 탄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답가 형식의 곡"이라고 소개했다.
윤종신은 이전에도 '너에게 간다'-'나에게 온다' 등의 연작 곡을 만들어왔다. '출국'이 발표된 지 10년 만에 답가를 얻게 된 셈이다.
샹송 풍의 '도착'은 나긋나긋한 느낌에 이별의 슬픔을 오히려 담담하게 그려낸 가사와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기타 연주는 이상순이 맡았으며 하림이 코러스로 참여했다.
윤종신은 "작년에 (박)정현이에게 참여를 부탁했는데 스케줄 등의 문제로 이번에 함께 하게 됐다. 이번 달로 26개월째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궁합이 잘 맞는 가수와 함께 하게 돼 홍보도 더 열심히 해보려 한다"며 웃었다.
'월간 윤종신'은 디지털싱글, 미니앨범 위주로 변해가는 음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그만의 방식을 띤 프로젝트. 지난 2010년 봄 처음 시작됐으니 벌써 2년을 꼬박 채우고 3년째 접어들었다. 지칠 법도 한데 쉼 없이 꾸준히 신곡을 선보이고 있는 노력과 투지가 돋보인다.
"처음엔 매 달 다음 달을 준비하는 식으로 진행해왔는데, 지난해부터 바뀌었다. 작년부터는 피처링을 주로 받았다면, 올해는 기획을 해보자 생각하고 상반기는 여가수 특집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 1월 장재인을 시작으로 호란, 김완선, 조원선에 이어 박정현이 함께 했으며 6월호에 함께 할 여가수도 이미 섭외 된 상태라고. 하반기에는 윤종신이 다른 작곡가들로부터 곡을 받아 철저히 싱어로서 나설 예정이란다.
"'월간 윤종신'은 기획부터 모든 것을 내가 해야 하는 개인적인 프로젝트다. 시청자도 감독도 검열도 없이,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는 그야말로 나만의 미디어이자 문화공간이다."
타이틀곡을 제외한 앨범 수록곡에 대한 꼼꼼한 모니터링과 리뷰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는데, 오히려 지금은 주위 반응도 크게 개의치 않는단다. 그는 "신경쓰는 순간 또 다른 감독이 생기는 것 아닌가. 철저하게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했다.
가슴 저릿한 발라드부터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빠른 비트의 댄스곡까지.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을 통해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좀처럼 한계를 가늠할 수 없다. 창작의 샘이 마르지 않는 비결을 묻자 너무 당연해 한편으론 싱거운(?) 답변이 돌아왔다.
"창작이 별 게 아니다. 드라마틱한 무언가를 쓰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의 단상, 떠오르는 생각을 쓸 뿐이다. 일례로 외로움이라는 느낌도,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우리(음악 하는 사람)는 그걸 나름의 화법으로 표현하는 것 뿐이다. 물론 일상 속에서도 늘 촉을 살리고 있는 건 맞다."
그는 8090 데뷔 세대들의 왕성한 음악 활동에 대한 큰 의미 부여를 지양했다. "그저 꾸준히 자기의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월간 윤종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현재의 음악 환경에 어떤 화두를 던진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종신의 끊임없는 IT적 시도는 급변하는 21세기 음악 시장에 의미 있는 두드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음악에 대한 그의 본질적인 고민과 애정이 여전하기에. 게다가 '월간 윤종신' 5월호를 들으며 6월호를 기다릴 수 있는 작은 설레임까지 선물했으니 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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