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모 씨는 관공서나 국가기관 홈페이지에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범행대상을 물색한 뒤 무작위로 전화를 돌려 불륜현장을 목격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가 불륜 사실을 직장과 가정에 알리겠다고 협박하자 이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웃지 못할 촌극이었다.
최 씨는 주로 고위직 공무원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데, 혹시라도 역추적을 당할까봐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 공무원에게는 절대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의 협박전화를 받은 공직자들은 불륜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또는 괜히 시끄러운 일에 연루될 것을 우려해 돈을 보냈다.
최 씨는 충청도를 시작으로 경기도, 제주도까지 전국을 휩쓸며 불륜협박 사기를 일삼았고 횟수를 거듭할수록 범행수법은 더욱 치밀해졌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공중전화로만 협박전화를 걸고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거짓구인광고를 낸 후 아르바이트생의 통장을 이용했다. 2005년에만 1,000명에게 전화를 걸어 1억 3천만 원을 빼앗은 최씨의 범행대상은 국장급에서 말단사원까지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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