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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나는 가수다 시즌2'(이하 '나가수2') 첫 녹화가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진행됐다.
'나는 가수다'는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이래 다수의 가요계 스타를 탄생 혹은 재조명시킨 것은 물론,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됐던 음원차트의 판도를 바꾸는 등 시청률 이상의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1년을 온전히 채우지 못한 짧은 방송 기간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재도전, 스포일러, 섭외 등 다양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고전을 거듭한 끝에 결국 시즌1은 막을 내리고 휴지기에 돌입했다.
노조 파업으로 휴지기가 기약 없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나가수'는 약 두 달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가수들이 주인공이 돼 출연하는 프로그램 특수성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날 녹화는 오프닝쇼 성격으로 진행돼 가수들은 자신의 히트곡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이은미, 김연우, 이수영, 정엽, 백두산, 이영현, 박완규, 박미경, JK김동욱, 박상민, 정인, 김건모 순으로 무대가 펼쳐진 가운데 12색 개성 강한 무대가 500여 청중평가단의 시선을 압도했다.
'나가수2'는 첫 회만 녹화방송으로 진행되며 본격적인 경연은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생방송으로 치러지는 본 경연부터는 진짜 새로워진 '나가수2'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프닝쇼를 통해 엿본 '나가수2'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온라인상의 다소 식은 반응과 달리 프로그램명 자체가 주는 기대감은 현장에선 여전히 뜨거웠다.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해 뽑은 청중평가단은 오버되지 않은 반응으로 프로그램 그리고 가수들의 귀환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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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가수2'는 현장에서 보고 듣는 청중평가단뿐 아니라 모니터평가단, 그리고 재택평가단의 문자투표 결과가 합산돼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시즌1에서 지적됐던 편향된 평가를 보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수들이 얼마나 기존 '나가수' 스타일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인가다. '나가수2'가 시즌1에 비해 탈락이 주는 심리적 부담감이 덜할 것이라 해도 역시 서바이벌 포맷인만큼 본인의 스타일과 함께, 다수 대중이 선호할만한 편곡 스타일을 취할 것은 자명하다.
특히 출연진의 절반 이상이 이미 시원스레 내지르는 창법을 구사하는 가수들로 채워진만큼 '나가수' 스타일의 스펙트럼이 시즌2를 맞아 어느 정도 확장될 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나가수' 그 자체에 대처하는 가수들의 자세에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이 달려있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경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에 보이는 안정된 길을 걸을 것인가. 혹은 탈락을 감수하고라도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에게 그리고 그 자신에게 즐거움을 줄 것인가는 순전히 가수의 선택이지만 결과가 가져오는 파급 효과는 남다를 것이다.
생방송 경연이라는 초강수 역시 흥미 유발 요소이자 우려되는 부분이다.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생방송 경연이라는, 발상 자체만으로도 신선하지만 '나가수' 특유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편집의 묘미가 반감될 것은 자명하다.
시즌1 당시 김PD에 이어 연출을 맡았던 신정수 PD가 녹화방송을 고집했던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녹화방송 역시 프로그램 회차를 거듭할수록 긴장감 및 흥미가 떨어졌고, 급기야 김PD로부터 "음악이 부각된 점은 좋지만 예능으로서의 재미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영희 PD는 "무대 뒤의 긴장된 생생한 모습까지 보여줄 것"이라 공언했지만 여타 생방송 경연 프로그램에서 봐왔던 바, 자칫 특별하지 않은 생방송 실황 중계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첫 녹화 직후 김PD는 "모든 준비는 끝났다. '나가수'를 살리는 것은 관객 여러분 손에 달렸다"는 결연한 각오를 차분하게 털어놨다. 시청자들 역시 프로그램을 즐길 준비는 물론, 평가할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첫 방송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나가수2'를 기대하는 여론이 달궈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수, 제작진, 시청자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나가수2'를 전쟁터 아닌 축제의 장으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나가수2'의 성공 전망을 밝게 점칠 수 있는 이유다.
편성 면에서도 나쁘진 않다. 비록 '나가수2'가 포함된 '우리들의 일밤' 시청률이 1~2%대로 바닥을 치고 있긴 하지만 경쟁 프로그램 또한 사정이 좋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는 파업 여파로 녹화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SBS '일요일이 좋다'는 'K팝스타'를 떠나보낼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나가수2'가 틈새 전략을 잘 펼친다면 오프닝쇼에 이어지는 첫 번째 생방송 경연에서부터 '대박' 히트를 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시즌2를 맞아 새롭게 달라진 룰에 따르면 총 열두 명의 가수가 각각 여섯 명으로 팀을 이뤄 격주로 경연을 펼치며, 매달 1위에 오른 '이달의 가수'와 최하위 지지를 얻은 가수가 프로그램을 떠난다. 11월까지 매달 선정된 '이달의 가수'는 연말 '올해의 가수' 자리를 놓고 5주간 경연을 벌인다.
이날 녹화분은 오는 29일 전파를 탄다. '나가수2' 생방송 경연은 5월 6일부터 시작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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