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과 19일 양일 간 방송된 KBS2 TV 수목극 '적도의 남자'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역습에 성공했다. 9, 10회 방송분에서 완벽하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 김선우, 엄태웅의 활약에 힘입어 꼴찌로 첫 출발을 알린 ‘적도의 남자’는 수목극 시청률 전쟁에서 선두 굳히기에 성공했다.
극 중에서 김선우는 아버지 경필을 하늘로 떠나보내고, 절친한 친구 이장일(이준혁 분)에게 배신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우는 장일로 인해 시력을 잃고 난 뒤 절망감에 빠졌다. 특히 사랑하는 여인 한지원(이보영 분)을 마음 속에서 지워야 했던 것은 심장을 후벼 팔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선우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내렸다. 경필의 오랜 친구인 문태주(정호빈 분)가 "이제부터 내가 네 인생을 바꿔줄 거다"라며 손을 내밀었던 것.
13년의 세월이 흐른 후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 데이비드 김으로 환생한 김선우는 본격적인 복수를 위해 서서히 주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엄포스'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채비를 갖춘 것.
9부, 10부에서 엄태웅은 깊이 있는 눈빛 연기와 복잡한 내면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역시 엄태웅이다!"라는 찬사를 들었다. 특히 시력을 잃은 장애우 연기를 하며 번뜩이는 '동공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던 엄태웅은 미국에서 수술로 시력을 되찾았음에도 여전히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것처럼 신들린 듯한 '거짓 연기'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반면 두 자릿수 상쾌한 첫 출발로 상쾌한 독주를 하던 MBC ‘더 킹’은 연이은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동시간 대 꼴찌로 전락했다.
자연스러운 북한 사투리 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극찬을 받은 하지원과 달리 남자 주인공인 이승기는 ‘극 전체를 끌어가기엔 아직 역부족, 그저 하지원에게 끌려가는 느낌’, ‘가벼운 캐릭터엔 괜찮았지만 변화를 거듭하면서 한계에 부딪힌 듯하다’, ‘기존에 봐왔던 느낌과 너무 똑같다’
‘1박2일’을 통해 돈독한 형, 동생으로 지내고 있는 엄태웅과 이승기의 이 같은 극과극 행보에 지켜보는 이들 또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마지막 승리는 누구에게 돌아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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