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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의 대항마로 떠오른 한 드라마가 불 붙은 시대 비판으로 연일 시청자를 후련하게 하고 있다. 바로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다. 지난 방송분에선 특히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권 세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날 방송에선 선왕 이재강(이성민)이 암살된 곳에서 목탄가루와 북한제 핸드폰이 발견되면서 김항아(하지원)를 비롯한 북한 쪽에 의심이 기울었다. 정부에서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김항아를 특위에 불러 질문을 하는 등 공세를 펼쳤지만 북한이 핸드폰 개발을 못했다는 것을 밝히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행정부 쪽은 그 책임을 북한쪽에 떠넘기려 김항아를 공개 청문회에 세우게 됐다. 이재하는 담담한 표정으로 공개 청문회에 서 있는 김항아를 보며 당혹스러운 질문을 던지는 한심한 국회의원들을 향해 거침없는 일갈을 내뱉었다.
"휴전 이래 북한이 벌였던 수많은 도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죠" "우리나라가 입헌군주제로 바뀌고 나서 현재 4대왕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그분들 생년월일을 한번 쭈욱(읊어보시죠)" "지금이라도 당장 전쟁이 터진다면 참전하셔야 할텐데...어딥니까 인민군입니까 아니면"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드라마 속에선 남한 왕제가 북한 여성과 결혼하면서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면 급 냉랭해지는 남북의 현실을 신랄하게 그려낸 것. 이 과정에서 이재하는 군 미필 국회의원을 지목, 비판해 씁쓸한 웃음을 줬다.
이후 이재하는 수상에게 북한 짓이 아니라는 것을 발표하라고 요구했지만 수상이 계속 머뭇거리자 "전쟁? 북한? 당신이 지금 젤 신경 쓰는 게 그거야? 밥그릇이잖아! 국민들 관심 다 돌려놓고 지금 국회 뭐하고 자빠졌어, 당신들 월급 8% 인상안 몰래 통과시켰다며!"라고 비난했다.
또 '더킹 투하츠'는 이재하의 대사 중 "여야루 맨날 싸우다가 어떻게 이럴 땐 일치단결 그렇게 똘똘 뭉쳐? 그쪽이 봐도 웃기잖아요" "당신들 월급 올린 거? 다 우리국민 세금에서 나가는 거잖아. 그러니까 한번 갖고 와 봐, 내가 (옥새)찍나 못 찍나. 찍긴 개뿔, 다 깎아버릴거야!"라는 부분을 통해 현 정치 상황을 비틀었다.
또 국회 특별위원회나 공개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현재 대한민국 정치를 실감나게 풍자하며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와..정말 정치판을 판박이로 옮겨놓은 듯...국회의원들 둘이서 마구 싸우는데 너무 리얼해서 놀랐다" "이건 진정 개념드라마다!! 속 불편해서 못 보는 사람들이 많겠네" "정말 국회의원들 데려다 놓은 거 아니냐. 난 여의도 생중계 보는 줄 알았다. 국회티비 보고 있는 듯한 리얼한 느낌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더킹 투하츠'는 10.8%(AGB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이전 방송분에 비해 다소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극 전개로 시청자들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한편 김항아와 이재하는 비서실장 은규태(이순재)의 의심스런 행동으로 서로에 대한 오해가 쌓이며 결국 이별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악몽까지 꾸며 힘들어했던 김항아는 이재하가 내보인 결정적인 치부였던 "쓰레기"라는 독설을 퍼부어가며 이재하를 공격했고, 이재하는 분노로 가득 차 "돌아가. 지금 당장 북으로"라고 결별을 선언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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