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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봉구는 재하와의 접견에서 선물이라며 과거 어린 시절 자신이 재하의 등을 찌를 때 사용한 미제 볼펜을 건넨다.
그러면서 봉구는 “생각나시죠? 어릴 때 제가 겁도 없이 전하의 옥체에”라며 “사죄의 뜻으로 받아주시죠”라고 재하의 기억을 꺼내려 든다.
재하는 봉구의 뜬금없는 말에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알아듣지 못한다. 이에 봉구는 “어릴 때 학교 오셨을 때 찔렀잖습니까, 제가”라고 털어놓지만 재하는 “일개 기업회장이 대한민국 왕족을 어떻게 찌릅니까? 감히”라며 도도하게 대꾸한다.
기억을 못하는 재하에 봉구는 어이없다는 듯 웃고, 재하는 “착각한 것입니다. 난 그런 일 따위, 아무리 어려도 안 당합니다. 절대”라고 단호하게 말한 뒤 볼펜을 봉구의 손에 넘기고 유유히 자리를 뜬다.
분에 찬 봉구는 재하의 등을 찔렀던 학교를 찾아 “쥐뿔도 없으면서 잘난 척만 하는 왕자새끼 어떻게 밟아줄까, 어떻게 해야 날 강렬하게 각인시킬까”라고 이를 갈다 외국인 부하에게 왕실에 선왕전하의 애도의 뜻으로 50억을 기부하라고 시켰다. 재하에게 자신의 존재를 더욱 각인시키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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