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고통과 두려움을 날려버릴 특유의 미소였다. 평온해 보였고, 후련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눈물을 흘렸다. 말 그대로 주르륵 ‘폭풍’ 눈물이 쏟아졌다. 그의 눈물은 심사위원 양현석도 눈물 흘리게 하며 목 메이게 했다.
앞서 이승훈은 생방송 무대에서 넘치는 끼와 독특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무대 연출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기본기와 노래 실력이 없는데 다른 도전자들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원색적인 비난도 있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그는 매번 부담감을 토로했다. 박진영은 이날 방송에서 이승훈의 눈에 고통이 있었다고 대변해주기도 했다.
이승훈은 이날 무대에서 드레이크의 ‘석세스풀(Successful)’을 편곡,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이라는 자작랩과 함께 선보였다. ‘무대가 두려워 아이디어도 못짜’, ‘한 단계 올라갈수록 평판은 더 나빠’,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해. 억지로 마시는 소주처럼 독해’, ‘한 대 두 대 계속 주먹은 날라 오는데 이러면 결국 쓰러지는데’ 등 압박감과 공포를 전했다.
이전 무대에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가족 이야기를 풀어온 그는 이번에는 무대의 공포와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등을 녹였다. 그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온전히 들어있었다. 하지만 장기를 살리지 못했는지 심사위원은 80점대 후반의 점수를 줬다. 다른 참가자들이 90점대를 받은 것과 낮은 점수다. 시청자들의 응원도 이번에는 미미했는지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음 무대를 준비할 부담과 두려움, 고통은 이제 따르지 않게 됐다. 이승훈은 탈락 후 “홀가분한 것 같다.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과 세 회사에 감사한다. 여기까지 온 것도 여러분 덕분”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의 눈물에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다. 가수 케이윌은 “노래를 못하는 당신의 무대가 더 놀라웠다”고 칭찬했고, 배우 홍은희도 “이승훈 우니까 양현석 울고…. 나도 눈물나”라는 감회를 밝혔다. 누리꾼들도 마찬가지다.
다행인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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