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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되면 피쿼드호 최후의 생존자이자 사건의 기록자인 이스마엘이 홀로 피아노 앞에 앉아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그려간다.
‘액터-뮤지션 뮤지컬’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출항을 알린 ‘모비딕’은 배우가 연기와 노래, 춤, 더불어 연주까지 담당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이 같은 형식을 일부 차용한 ‘헤드윅’ ‘펌프 보이즈’ ‘오디션’ 등의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모두 록밴드가 중심이 된 뮤지컬로, 악기가 리얼리즘 드라마의 소품으로 활용됐다.
‘모비딕’은 악기로 캐릭터 자체를 표현한다. 예컨대 첼로의 핀은 선장 에이헙의 의족이 되고, 클라리넷은 먼 바다를 내다보는 망원경으로, 바이올린 활은 날카로운 작살을 대신한다. 가장 크고 장엄한 소리를 내는 더블베이스는 거대한 모비딕으로 분하는 등 악기를 통해 객석의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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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비딕’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캐스팅의 한계로 연기력과
신지호, 지현준, 황건, 이승현, 조성현, 황정규, 차여울, 김진헌 출연. 4월 29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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