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된 KBS2 ‘적도의 남자’에서 박수무당 최광춘(이재용 분)의 딸로 태어난 수미(임정은 분)가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가난에 지쳐 절규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수미는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나가게 된 것 때문에 선배로부터 질시를 받는다. 수미는 태연히 “이름을 떼고 도전한 것”이라고 답했지만 선배는 되려 “너희 아버지 덕을 본 거냐”며 치부를 건드린다.
분노한 수미는 “너 이름이 뭐냐”며 반말을 하더니 놀라는 선배에게 “시기하고 질투할 시간에 그림이나 그리라는 말 안할게. 재능은 없고 샘은 많고 난 너 같은 애들이 불쌍해. 넌 평생 날 질투하면서 살아”라는 지독한 모욕의 말을 뱉어낸다.
결국 수미는 붓을 씻은 시뻘건 물을 뒤집어쓰고 집으로 돌아와 원독이 찬 눈으로 점집의 청죽 깃대를 노려본다. 이윽고 광춘이 나타나자 수미는 “저것 떼어버리자”고 화를 낸다. 광춘은 “네가 나한테서 태어난 것도 네 팔자다. 누구를 원망하고 있냐”며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더 이상 가난과 타인의 질시를 참을 수 없었던 수미는 광춘에게 서울행을 종용한다. 이름도 바꾸고 유학도 가겠다며 화가로 성공하려는 열망을 불태운다.
이에 광춘은 “여기 있는 것 다 팔아도 서울서 전세방 하나 못 구한다”며 거절하고, 수미는 “날 위해서 그것 하나 못해줘? 내가 물려받은 거라고는 그림 그리는 재주 하나 밖에 없어”라며 오열한다.
이어 수미는 “엄마는 도망가고 아빠는 이 꼴이고, 내 사주는 어떤데? 아무한테도 사랑 못 받고 그림만 그리다가 죽는거냐”며 모진 운명에 한탄하며 묻는다. 광춘은 결국 딸의 오열 앞에 슬쩍 고개를 돌리며 “네 말대로 할게. 다 팔고 서울 갈게”라고 약속한다.
용배(이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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