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어릴 때부터 트로트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으니까요. 어느 정도는 회사의 권유때문이었고 저 자신도 제 목소리가 어떤 건지 잘 몰랐던 것도 분명했던 것 같아요.”
지난 조아라는 본래 자신의 이름인 김아영으로 돌아가 지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도 잠시 휴학을 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시기였어요. 정확히 말하면 뭘 하고 싶은지 분명히 말하기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자,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실제로 그러려고 노력했죠. 그러다 보면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무언가가 나타날 것 같았거든요.”
결국 결론은 노래였다. 하지만 예전처럼 노래를 할 자신이 없었다. 트로트 가수 조아라의 목소리는 김아영의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자기반성 끝에 김아영은 자신의 본명의 이니셜을 딴 에이와이(A.Y)라는 이름을 다시 얻었다.
“처음엔 지난 2년 반 동안 목소리에 쌓인 트로트 특유의 창법이나 습관을 지워내는 게 쉽지 않았어요. 전혀 새로운 가수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에 연습하고 또 연습했죠. 마지막이다 싶은 각오로요.”
에이와이는 라틴풍의 댄스곡 ‘스투피드 보이’(Stupid boy)라는 노래를 선택했다. 비슷한 기계음이 쏟아지는 일렉트로닉 댄스곡들 사이에서 비교적 색깔이 선명한 곡이었다. 이 곡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이 노래가 제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노래는 아니에요. 하지만 제 목소리를 들려줄 수는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무대 위에서 제가 가장 자신있는 색깔을 낼 수 도 있을 것 같았고요.”
에이와이는 이 노래를 통해 억지로 쥐어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조아라로 활동한 2년 반 동안 배운 것이라면 다양한 무대경험이에요. 실수를 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있겠죠. 무엇보다 제가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노래하느냐,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어떤 반응을 만들어내느냐는 분명히 배웠던 것 같아요. 한번은 단 10명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어요. 10명 뿐인 관객을 흥분 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