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탑밴드’ 나가면? 당연히 떨어지죠.”
버스커버스커는 자신들의 현재 위치에 대해 솔직 담백했다.
“우리가 ‘탑밴드’ 나가면 예선탈락이죠. 우리는 연주력도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하고 결정적으로 밴드로서 합(合)이 완벽하지 않아요. 밴드라면 합주를 하면서 편곡이 진행되고 곡이 완성돼야 하는데 이번 앨범도 그렇게 만들지 못했고요.”
버스커버스커는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팀이지만 세 사람 모두 적어도 밴드라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만큼은 꽉 차 있다. 스스로 밴드라고 부르기는 아직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말하면서 ‘슈퍼스타K3’에선 어떻게 결승까지 올랐을까?
“미스터리죠. 하하. 매번 공연 마다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하긴 했어요. 사실 할 때 마다 이번엔 제발 좀 잘 해보자는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준우승이라는 결과에 대해서도 전혀 아쉬움이 없단다.
“솔직히 울랄라세션이 너무 잘했어요. 옆에서 지켜보며 울랄라세션은 내내 한 번도 지루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 뮤지션이 학교 선후배처럼 비슷한 시점에 나올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조만간 앨범이 나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우면서 함께 가고 싶어요.”
![]() |
“거리공연,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
‘슈퍼스타K3’ 후 이들은 잠시 ‘잠수’를 탔다. 브래들리가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다녀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스스로 아직 밴드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스스로 말하는 멤버들에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을 줬다.
“당장 뭐부터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사람들이 알아보고 우리가 부른 노래가 인기가 있다는데 이제는 뭘해야 하는 건지 사실 벙벙했죠. 세 사람이 모여 내린 결론은 ‘음반을 만들자’였어요.”
그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들의 노래였다. 음악하는 사람들이니 음악이 있어야 그 다음부터 뭘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이다.
“아무리 편곡을 잘해도 커버곡은 진짜 우리들의 음악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일단 우리 앨범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1차적인 목표가 생기니 그때부터는 빠르게 진행이 되더라고요.”
장범준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작업해온 11곡이 추려졌고 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녹음에 들어갔다.
“두달 동안 하루 12시간씩 녹음을 한 적도 있어요. 앨범이 만들어지니 이제 뭘 해야 하는건가 또 결정해야 할 시간이 오더군요. ‘공연을 하자,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자’ 그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싶었죠.”
“재미있었다는 평가면 만족”
“앨범도 만들었고 공연도 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요.”
버스커버스커는 지난달 29일 앨범 발매 직후부터 자신들의 모교 상명대를 시작으로 대학가를 중심해 거리공연을 진행 중이다. 또 오는 5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연다.
“하다보면 우리만의 것이 나오겠죠. 앨범도 계속 만들고 공연도 계속 하다보면 말이죠.”
사실 밴드음악에서는 그 이상의 대답이 무용하다. 어차피 철저하게 기획된 아이돌 가수가 아닌 이상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다보면 앨범이라는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걸로 공연하며 대중들과 호흡하는게 본래 음악하는 방식이 아니었던가.
“사실 우리한테는 생긴것도 그렇고 좀 뻔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장점인 것 같기도 하고 개성인 것 같기도 해요. 다들 튀려고 하는 가운데 별로 튀지 않으니깐. 근데 거기서 튀는 뭔가가 생기면 더 튀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버스커버스커는 비교적 자신들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재미있었다는 평가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슬픈 영화든 재밌는 영화든 극장에서 나왔을 때 최고의 평가는 ‘재밌었다’ 잖아요. 우리가 우리 음악이 어떨 것이다, 어떤 점이 우리 장점이고 개성이다고 설명하는 것 보다는 듣는 분들이 ‘재미있었다’고 말씀해 주셨음 좋겠네요.”
![]() |
버스커버스커를 단수히 운 좋은 팀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세 사람은 ’슈퍼스타K3’ 출전을 위해 다소 급하게 결성된 것도 사실이고, 예리밴드의 숙소이탈 등 논란에 어부지리로 기회를 얻어 톱10에 오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놓은 첫 앨범이 음원차트를 휩쓸듯 하고 있는 작금의 이례적인 분위기도 빅뱅, 샤이니, 씨엔블루, 2AM, 미쓰에이 등 대형 아이돌 팀들이 쏟아진 가요계에 대중들의 귀가 지칠대로 지친 결과라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분명한 것은 버스커버스커가 ‘진짜 밴드’가 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