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안방극장을 뒤 흔든 한 남자, ‘해를 품은 달’의 이 훤 김수현(1988, 24세)이다.
그간 제대로 잠 잘 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김수현이 조선의 왕좌에서 내려와 풋풋한 24살 서울 시민으로 돌아왔다. 궁 밖에서 만난 그는 예상 외로 굉장히 털털하고 엉뚱한 매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3월 23일 우중충한 오후 4시 30분, 벌써 도착했어야 할 김수현은 오지 않고 애꿎은 비만 내렸다. 이른 아침부터 진행된 연이은 인터뷰에 비까지 내려 예정시간 보다 늦게 도착한다는 소속사 측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의 방문을 기다리는 사내 직원들의 가슴은 애가 탔고 ‘언제 오나...’하는 주변의 간절한 시선이 기자의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스타투데이 트위터는 팬들의 질문공세로 한 동안 다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화장실에서 마주 친 타 부서 직원들은 만나기만 하면 “김수현씨, 언제 오세요?”라고 물었다. 평소 교류도 없었는데…
그가 대세긴 대세인가 보다. 연예인이 한두 번 찾아 온 것도 아닌데 사무실 안은 온통 설렘 으로 가득했다. 이것이 ‘김수현 신드롬’의 힘이었다.
잠시 후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순식간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 훤’ 김수현의 강림이시다. 오늘 하루에 잡힌 인터뷰만 총 9개. 지칠 법도 한 그의 얼굴은 여전히 밝았다. 쏟아지는 관심에 일일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 ‘아, 예의바른 청년이구나’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곧바로 사진 촬영이 시작됐다. 어디선가 허밍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제법 큰 소리로 노래를 중얼 거리며 사진 포즈를 취했다. 포즈를 취하다 우연히 시선이 마주친 사진기자에게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연스러운 포즈와 표정을 짓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하우라고…인터뷰가 시작된 후에도 한 동안 사진 촬영은 계속됐다. (사진 촬영 후 인터뷰가 시작되면 더 이상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임.)옆에 있던 소속사 관계자가 약간의 부담감을 표하자 “아니 아니요,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잘 찍어주세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에 방해가 될까봐 사진기자가 조용히 자리를 뜨자, 그는 답변 도중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약간의 엉뚱함이 느껴졌다.
둥근 원탁에 소속사 관계자 2명, 취재기자 2명, 김수현까지 총 5명이 함께 했다. 김수현의 표정은 다소 상기된 듯 했으나 금세 여유로움을 되찾았다. 기자와 명함을 주고받을 때도 그는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어딘가 어색하지만 굉장히 순수함이 느껴지는 그의 매너에 앞으로 더 큰 배우가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긴 긴 전초전이 끝나고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됐다.
“하루에 대체 얼마나 주무세요? 이렇게 밖을 나오니 인기 실감 나세요?” 이것이 그와의 인터뷰, 첫 질문이었다.
※1편에 계속…이번주 [현장의재구성]은 쉽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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