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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콘서트는 아이돌그룹 클릭비 출신이 아닌, 뮤지션 에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과시한 무대였다.
에반은 순백의 수트 차림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렇다 할 무대효과는 없었지만 그의 하얀 실루엣이 삽시간에 공연장을 환하게 밝혔다. 분위기에 압도된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그를 맞았다.
에반은 정규 3집 타이틀곡 ‘너 울리게’를 나지막이 불러나갔다. 몽환적 선율과 아릿한 음성에 관객들의 숨이 깊어졌다.
차분하게 첫 곡을 끝낸 에반은 “콘서트는 말보다 노래로 답하는 게 좋지 않냐”며 머쓱한 표정으로 인사를 전했다. 끌어올려진 객석의 감성이 식기라도 할까봐 그는 곧바로 ‘시간을 달리는 소년’을 불렀다.
이어 ‘너 울리게’의 먹먹한 느낌이 옅어질 무렵, 에반은 1집 타이틀곡 ‘남자도 어쩔 수 없다’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귓가를 애잔하게 만들었다. 슬픔의 정점을 찍는 선곡이었다.
자신의 자작곡도 소개했다. 1집 수록곡 ‘위로’와 ‘Overcome’이었다. 주변 사람 모두가 말린 노래였으나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 앨범에 넣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또 ‘Not Going Anywhere’, ‘If’, ‘You Gotta Be’ 등 3곡의 팝송은 뜻밖의 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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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타이틀곡 ‘울어도 괜찮아’와 이번 앨범의 ‘그대가..그대가..없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슬퍼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를 한 데 모아 편곡한 무대에서는 특유의 고급스러우면서도 폭발적인 가창력을 마음껏 뽐냈다.
공연 중간, 길미와 함께 선보인 윌스미스의 ‘just the two of us’, ‘아직 못 다한 이야기’ 무대에서 에반은 자신을 “유뱅”이라 소개하더니 데뷔 최초로 힙합퍼로의 변신을 감행해 관객들의 눈을 놀라게 했다.
두 시간여 동안 에반은 락, 힙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20여 곡에 달하는 노래를 들려주며 뮤지션으로서의 매력을 발산했다.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예능늦둥이’로서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사운드
‘2012 에반 콘서트’의 주인공은 에반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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