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마태희(윤지민 분)는 피부관리를 위해 마사지샵을 찾는다. 최고급 벨기에산 초콜릿으로 마사지를 받던 태희는 휴대폰을 두고 온 것을 알고 옷장을 뒤진다. 허나 거기에도 휴대폰은 없었고 자동차에 두고 온 것인가 싶어 얼굴에 시커멓게 초콜릿을 바른채로 주차장으로 간다.
태희는 차들이 층층이 빼곡하게 채워진 주차타워 형식의 주차장에서 전화삼매경에 빠진 관리인을 재촉해 차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차 안에 탄 사이 셔터가 내려가 버린다. 급기야 차는 회전하더니 공중으로 올라가고 빈 공간에 자리를 잡는다.
불마저 모두 꺼져버린 상황에 불러도 아무도 대답이 없고, 태희는 공포에 떨면서도 억지로 마음을 다잡는다. 그녀는 “다들 나를 얼마나 걱정하고 있을까, 내가 약해지면 안돼. 선배 내가 꼭 살아서 나갈게”라며 혼자서 다짐을 한다.
그러나 굳은 마음과 달리 여전히 소식이 없고, 관리인은 퇴근해버렸는지 기척도 없다. 급기야 점점 배까지 고파진다. 아까 “마사지 하고 남은 초콜릿을 먹겠다”는 사람을 비웃던 때와 달리 ‘최고급 벨기에산 초콜릿’이라는 피부관리사의 말이 머리에 맴돈다.
눈을 질끈 감은 태희는 조심스럽게 얼굴에 붙은 초콜릿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때 라디오에서‘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구슬프게 흘러나오고 태희는 역설적인 상황에 울면서 초콜릿을 먹었다.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생리적 욕구가 또 다시 태희를 덮쳤다. 태희는 “미친 듯 마렵다. 돌아버리게 마렵지만 지금은 놓을 수 없어. 그만해, 참는 거야.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켜야 해”라며 자신을 다잡았다.
급기야 눈이 충혈되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밀려오고 태희는 “쌀 줄 알아 무릎 꿇을 줄 알아? 아니, 반항할거야 운명에 저항할거야. 욕 먹어라 주차 타워. 침 뱉어 줄거야”라며 연극톤의 비장한 대사들을 뱉었다.
지옥같은 밤이 지나고 드디어 문이 열리고 관리자의 “아니 거기서 뭐하는 거에요?”는 무심한 물음에 태희는 복받친 설움이 터져 옹알이를 했다.
이 비극의 시작이 된 휴대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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