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전북 순창의 한 야산에서 형체를 알 수없는 뼈들이 발견됐다. 흙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뼈의 정체는 돼지와 소, 그리고 사람의 백골이었다.
국과수 검사 결과 백골은 전북 임실에서 실종된 안 씨의 것이었다. 기가 막히게도 양손이 사라져 있었다.
사인은 불명이다. 백골의 상태만으로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구분이 불가능하다.
사건을 맡은 담당형사는 “양손을 자른 흔적은 없다”며 “누군가 뼈째 뽑은 건지도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범죄 전문학 교수는 “누군가 증거인멸을 위해 손목을 사라지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탈골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같은 행위를 하기가 쉽다”고 분석했다.
사라진 손목 외에도 그의 죽음에는 석연찮은 부분들이 많았다.
부인의 말에 따르면 안 씨가 실종된 날,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하고 집으로 왔고 변을 지릴 정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했다. 당시 안 씨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 사람은 제부 A씨였다. 제부는 “매형이 갑자기 차 문을 두드리면서 정류장에 내려달라고 했다”며 자신이 의심받는 게 억울하다고 했다.
이후 더 희한한 사실이 밝혀졌다. 함께 묻혀있던 동물의 뼈는 삶아진 상태였다. 안 씨의 마지막을 목격했다는 이웃주민의 말에 따라 카메라를 옮겨가니 개 도축장이 나왔다. 도축장의 주인은 앞서 결백을 주장한 제부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남편이 실종된 다음날 cctv에 찍힌 차량이 제부의 차량과 동일한 종류였다. 또 안 씨의 시신이 암매장된 장소도 제부의 고향이었다. 제부는 안 씨 부부 몰래 부부의 집으로 대출을 받은
경찰은 “범인은 안 씨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정신이 없었던 그를 도와주는 척 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살해하고 동물의 뼈와 함께 묻었다. 이 모든 정황은 안 씨의 제부인 A씨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안 씨의 억울한 죽음은 현재까지 자살로도 타살로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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