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 속 주상욱의 이야기다. 오롯이 그의 캐릭터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자이언트’, ’텐’으로 대변되는 실장님, 형사님 이미지는 상상할 수 없다. 지적이고 부드러운 매너에 2% 부족해보이는 귀여운 매력까지 갖췄다.
전작인 OCN 드라마 ’텐’에서 보여준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씻어내기로 작정이라고 한걸까. ’신들의 만찬’ 시작 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주상욱은 "언젠가 시즌2를 하면 보다 완성도 있게 여지훈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지금 막 만나기 시작한 인물 최재하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냈다.
극중 재하는 최연소로 행시를 패스하고 초고속 승진을 하는 수재형 인물로 한국 전통음식점 아리랑 3대 명장의 손자다. 안정된 집안에 훈훈한 외모를 지녔으나 은근한 허당 기질을 지니고 있다.
"사실 실장님이라는 표현이, 외모 능력 집안 학벌 좋은데 여자한테도 잘 대해주고 매너 있고... 빈틈 없이 완벽한 인물이잖아요. 그런데 (극중) 재하는 허당이에요. 아주 빈 틈 투성이죠. 약간 나사 하나 빠진듯 한 역할. 지금까지 한 번도 못 해봤거든요. 원하고 바래왔던 만큼 사활을 걸고 하고 있습니다."
잘 어울릴 것 같다 하자 "기가 막히게(잘 어울린다)"라며 웃는 주상욱. 진중했던 이미지를 절묘하게 깨는, 능청스럽게 치고 빠지는 특유의 유쾌한 화법을 마주하자니 아무래도 그는 천생 배우인 듯 싶다. "지금까지 작품에서 보여준 이미지들,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정말 연기를 잘 하는 건가?(웃음) 하지만 이번엔 정말 색다르면서도, 진짜 나에 가까운 인물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아요."
그동안 얼마나 실제 그 자신과 먼 역할을 해왔으면 이렇게 즐거워할까 싶다. 어쩌면, 자기와 가까우면서도 그간 자신이 해 온 캐릭터와 가장 먼 인물을 만났기 때문은 아닐까. 그만큼 배우 주상욱을 바라보는 시선은 ’실장님’에 한정돼 있었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주상욱은 "상대 배우가 나보다 무조건 더 (연기를)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잘 하는 분들과 하면 저도 덩달아 함께 잘 하게 되는 건 분명해요. 그 호흡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저도 잘 하게 되죠." 주상욱은 상대 배우가 아닌, 그 자신과 경쟁하는 중이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제 얼굴이 캐릭터 변화에 조금은 마이너스인 것 같다는 생각? 워낙 말끔한 이미지가 강한 편이라서요. 하지만 이병헌 선배처럼 멋있고 잘 생겼는데도 작품마다 캐릭터를 바꿔가며 연기하는 분들도 계시니까 지금은 그런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아요. 다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제 장점을, 이것도 연기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는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죠. 결국 제가 잘 생겼다는 이야기인가 싶은데, 하하. 부정하고 싶진 않네요."
"남자 팬들에겐 제가 정말 고마워해야 해요. ’자이언트’ 시청률을 끌어준 것도 남성들이고, ’텐’도 많은 남성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다 하니,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자 분들이라 그런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네요(웃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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