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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원’에서는 소녀시대 보다 이승기
가온어워드는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1월부터 12월 까지 매달 최고 매출을 올린 음원에 수여했다. 매달 최고의 노래가 뽑혀 총 12개의 노래가 상을 받았다.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음원의 온도차다.
올해의 노래 10월에는 이승기의 ‘연애시대’가 선정됐다. 실제로 ‘연애시대’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지만 같은 달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가 발표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이승기는 당시 ‘강심장’ ‘1박2일’ 등 방송활동 탓에 가요프로그램에 출연 횟수가 현저하게 적었다. 따라서 음원판매 결과와는 무관하게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에 비해 대중적 파급력은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
당시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는 방송횟수, 각종 매체의 노출빈도, 유튜브 조회수 등 화제성 면에서 같은 시기에 활동하던 어떤 가수보다 압도적이었던 바, 이 같은 결과는 다소 의외다. 이는 체감 인기와 실제 음원 매출이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방증이다.
슈퍼주니어 역시 마찬가지. 슈퍼주니어는 8월 ‘미스터 심플’을 발표했지만 리쌍의 ‘TV를 껐네’가 같은 달 최고 음원에 올랐다. 대신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는 분기별로 시상하는 음반상을 수상했다.
○ 고사해 가는 음반시장을 살리는 팬덤의 힘
크게 월별 음원, 분기별 음반 부문으로 시상한 이날 가온 어워드는 음원에서 여가수, 음반에서 남자 가수들의 쏠림현상이 드러났다.
월별 음원에서 시크릿은 1월 ‘샤이보이’와 6월 ‘별빛달빛’으로 아이유는 2월 ‘나만 몰랐던 이야기’와 12월 ‘너랑 나’로 각각 2개의 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5월 2NE1, 7월 티아라, 9월 다비치, 11월 원더걸스 등 8개월의 정상이 모두 여자 가수들이었다. 반면 음반에서는 남자 가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1분기 동방신기, 2분기 비스트, 3분기 슈퍼주니어, 4분기 소녀시대가 수상한 것.
현재 국내 대중음악시장에서 음원과 음반의 비율은 7:3 정도다. 음반의 경우 거의 시장이 무너진 상황이다. 이는 MP3 등 간편한 저장매체의 탄생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체 대중들의 음악 소비 형태가 가벼워지고 있다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가요계 역시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음악의 소비적 성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음반시장에서 동방신기, 비스트, 슈퍼주니어 등 남자가수들의 두드러짐은 이들의 팬덤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음반이 마니아들의 소장용으로 그 가치가 재정립 된 것. 음반계 침체의 한 원인으로 설명됐던 아이돌 음악이 역으로 음반계를 지탱해 주고 있는 셈이다.
○ 작곡가 스타일리스트 안무가‥킹 메이커들
가온어워드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시상부문은 특별상 부문. 가수 뿐 아니라 음반 제작사, 음반유통사, 온라인서비스 사업자, 실연자, 작곡가, 작사가, 안무가, 스타일리스트 등의 수상부문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작곡가로 가수 윤상, 작사가로 김이나를 비롯해 20년간 약 2만곡에 코러스로 참여했던 김현아씨를 비롯해 ‘천재 드러머’로 불리는 강수호씨, 비스트의 ‘픽션’ 안무를 만들었던 프리픽스, 소녀시대의 스타일리스트 서수경씨, 엔지니어 고승욱씨 등이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다.
실제로 한명의 가수가 한곡의 노래를 발표하기 위해 이들은 없어서 안 될 존재들이다. 진정한 킹메이커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들의 존재와 의미에 대해 전혀 주목하지 않고 있엇던 것도 사실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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