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일부러 혼자 있었어요. 사람들을 만나기 싫었어요. 외로웠는데 외로움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풀고 싶지 않았아요. 사실 방송에서는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지만 원래 성격은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거든요. 부모님과 떨어져, 친구도 없는 낯선 땅에서 내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시간이었죠.”
존박은 비록 허각에게 우승자 자리를 내줬지만 최고의 스타성과 잠재력을 가진 참가자로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슈퍼스타K2’가 끝나기가 무섭게 존박의 스타성을 알아본 국내 굴지의 연예기획사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존박은 김동률, 이적, 체리필터, 정순용, 이상순 등 뮤지션이 소속된 중견 기획사에 적을 두기로 결정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솔직히 큰 회사에 많이 흔들렸어요. 연기에 대한 제의도 많았죠. 하지만 좀 쉬면서 내린 결론은 음악이 최고라는 것이었어요. 제가 처음 오디션을 보겠다고 결심하고 한국에 온 이유도 결국 노래였고요.”
존박은 현 소속사에서 김동률을 만났다. 데뷔 이후 거의 모든 앨범의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을 직접 한 ‘완벽주의자’ 김동률은 처음으로 후배 가수 존박의 앨범 프로듀서가 됐다. 첫 앨범에 수록된 5곡 중 2곡을 직접 써 주기도 했다.
“음악적인 것 뿐 아니라 음악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받았죠. 김동률씨를 보면서 어떻게 가수활동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저렇게 살아야 내가 행복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꾸준히 하고, 자신에게 한 없이 솔직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김동률씨가 고집이 세다고 주변 사람들이 많이 얘기 하는데 그것도 자신에게 솔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프로듀서 김동률의 색깔은 앨범 전체에 깊숙이 배 있다. 김동률이 작곡하고 존박이 부른 노래 ‘왜 그럴까’ ‘이게 아닌데’ 같은 곡들은 존박을 ‘리틀 김동률’로 주저 없이 부르게 한다. 만약 어떤 신인가수에게 ‘리틀 김동률’이라는 표현을 썼다면 이는 극찬에 가깝지만 존박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김동률의 노래는 타이틀 곡에서 제외되고 대신 해외 작곡가인 앤디 플랫츠(Andy Platts)가 작곡하고 존박이 작사한 ‘폴링’(Falling)이 선정됐다. 그의 말대로 이 노래가 존박의 음악적 개성을 규정하진 못한다. 하지만 최소한 싱어송라이터라는 방향만은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다음 앨범에서는 제가 작사, 작곡한 곡이 많아 질 거예요. 제가 어려서부터 자라면서 들었던 소울풀 하고 블루지 한 노래들도 많아질 것 같고, 더 좋은 가사도 쓰고 싶어요.”
끝으로 '슈퍼스타K2' 당시 마지막 까지 경합을 펼쳤던 허각에 대해 물었다.
“사실 어느정도는 허각씨가 우승할 거라 예상했어요. 저 스스로에게도 2등을 한 것이 베스트였던 것 같아요. 2등을 했으니 지금 회사에 들어왔고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고, 만족스러운 앨범을 내놓을 수 있었던 거죠. 다시 붙는다면요? 욕심은 나죠. 하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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