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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댄싱퀸'(감독 이석훈)은 우연히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게 된 변호사(황정민)와 어릴 적 꿈인 댄스가수가 될 기회를 잡은 전업주부(엄정화) 부부의 다이나믹한 스토리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로, 예비 정치인의 아내가 데뷔를 앞둔 성인돌이라는 설정으로 관심을 모았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황혜영은 영화 '댄싱퀸' 얘기를 꺼내자 "완전 우리 부부가 결혼 전 했던 얘기"라며 말문을 열었다.
"처음엔 영화 내용을 몰랐는데 지인이 '너네 부부가 같이 가서 봐야 한다'며 영화표까지 예매해 줘서 주말 밤에 가서 보고 왔어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죠. 영화에서 황정민, 엄정화 씨가 나누는 대화가 우리가 결혼 전에 나눴던 대화였거든요. 영화에선 결혼 후 벌어진 일이지만 우리는 결혼 전에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요."
지금은 가수가 아니지만 90년대를 풍미한 그룹 투투 출신 방송인에서 쇼핑몰 CEO로 거듭난 황혜영으로서는 결혼과 동시에 얻게 된 '정치인의 아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을 만도 한데, 의외로 당사자는 담담했다.
물론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저희가 만나기 전부터 각자 십수년간 해 온 일이 있는데, 결혼 한다고 해서 어느 한 쪽이 희생하는 건 옳지 않다는 데 합의했거든요."
황혜영이 연 100억대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잘 나가는 CEO라면, 김 후보는 조지타운대학교 객원연구원, 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 부국장을 거쳐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약해 온 신진 정치인. 운명처럼 만났지만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판이하게 달랐다. 결론은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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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인 김경록 민주통합당 부대변인은 4.11 총선에 안양시 동안갑 지역에 출마했다. 남편의 당락 여부에 대해 "뭐든 칼을 뽑았으니까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힘주어 말한 황혜영은 직접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내 도움이 필요하다 하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위에선 선거운동이란 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걱정하세요. 일 하고 있는 입장인데 할 수 있겠냐며. 물론 저도 제 일이 있으니 전적으로 선거운동에만 몰두할 순 없겠지만 힘이 닿는데까지 응원할 생각입니다."
실제로 황혜영은 남편인 김 후보의 이름이 쓰여 있는 노란색 선거운동 전용 점퍼를 입고 함께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측근 선거운동원(?)으로서의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결혼 자체가 화제를 모으며 황혜영에 대한 방송가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는 상황. 간간이 출연하는 방송에선 아무래도 황혜영 개인뿐 아닌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황혜영은 "아무래도 정치인은 연예인처럼 대중에 알려지는 직업은 아니다 보니 처음엔 부담스러워하고 어색해했지만, 지금은 받아들이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왜 그렇잖아요. 각자 황혜영으로, 김경록으로 20년 가까이 해온 게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김경록 와이프', '황혜영 남편'이 된다고 그간 쌓아온 것들이 없어질 순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뜻을 확고히 갖고 있는 만큼 그걸 믿고 지지해주는 게 남편의, 아내의 역할이 아닐까요."
인터뷰 내내 씩씩한 여장부다운 느낌이 크게 다가와 묻자 황혜영은 "(남편이)제일 처음으로 꼽은 매력이 그거라더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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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을 통해 알게 된 지인에서 연인으로, 다시 연인에서 부부가 되기까지. 서로에 대해 놀라움이 컸단다. "'어떻게 그렇게 일을 하느냐'는 얘길 많이 했어요. 각자의 일만 알지 상대방의 일은 잘 몰라 왔었는데 알면 알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거죠."
황혜영이 말을 이었다. "지금은 남편이 얘기해요. 연예인 황혜영으로 봤으면 결혼까지 생각 못 했을 거라고, 하지만 사업가구나 라고 얘기해요. 존경스럽다고도 하는걸요. 그런 부분이 매력으로 보였나봐요. 호호."
* '댄싱퀸'은 황정민-엄정화 부부의 서울시장 선거운동 모습을 에필로그로 남겨뒀다. 극중 황정민의 서울시장 당락 여부는 순전히 관객의 몫으로 남겨뒀기에 더 아름다운 결말이었다. 지금 비슷한 또 다른 길을 걸어가는 황혜영 부부의 여정 역시 그 자체로 아름다운 부부의 동행 아닐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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