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실화 ‘도가니’가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영향도 있을 것이고, 사법부를 향한 대중의 불신이 강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물론 2007년 있었던 ‘석궁테러’ 사건을 정 감독이 젊은 감독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실력으로 연출했고, 배우들의 연기와 스태프의 노력이 제대로 발현됐다는 이유도 중요하다.
5억원의 순제작비. 100억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들이 많아진 현재 영화계에서 이 자금으로 232억여원이라는 매출 기록을 달성하며, 관객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영화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정 감독은 비밀 작전을 수행했다. ‘압력’으로 제작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주인공인 안성기에 출연제의를 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알리지 말하는 당부를 했고, 서울시교육청과 한국종합촬영소 양수리 세트 등에서 한 달 동안 ‘몰래’ 촬영했다. 약 2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친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야 처음 공개됐다.
사법부에 정면 도전한 영화는 영화제에서 10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흥행을 예고했고, 실현됐다. 개봉 전부터 사법부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영화를 만들기 전 외압을 걱정했던 정 감독은 흥행이 계속되면서 항의는 얼마나 받았을까.
정 감독은 16일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에서 “항의를 받은 게 없었다”며 “내 생각에 항의가 없는 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항의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도 이 영화를 소개하며 “사법부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법부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 사법부가 문제 삼으면 오히려 손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정 감독은 또 인사동에서 “진실이 어디고 허구가 어디냐는 논란에 그친 것 같아 못내 안타까웠다”며 “이 영화를 그렇게만 접근하는 것은 만든 사람의 진심을 희석시키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운명 같
한편 대법원은 최근 “‘부러진 화살’은 흥행을 염두에 둔 예술적 허구이며 전체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발표, 이 영화를 낮추어보는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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