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는 2007년 개봉한 ‘황진이’ 이후 장 감독이 5년 만에 내놓는 작품. 송혜교와 유지태가 주연한 ‘황진이’는 100만여명이 관람,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장 감독은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가비’ 제작보고회에 “황진이 때 큰 실패를 하고 다시는 사극을 안 하겠다고 다짐했다”면서도 “사극이 묘한 매력이 있다. 한 번 해보면 아무리 안 하겠다고 해도 그 매력에 끌려 하게 된다”고 밝혔다.
‘가비’는 명성황후 시해 이후,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 시기인 1896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사이를 시대적 배경으로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담았다.
혼돈의 시기, 러시아 대륙에서 커피와 금괴를 훔치다 러시아군에게 쫓기게 된 일리치(주진모)와 따냐(김소연)가 조선계 일본인 사다코(유선)의 음모로 조선으로 오게 되며 사건이 발생한다. 고종 황제는 박희순이 연기했다.
장 감독은 “원래는 요리 영화를 하려고 노력을 하다가 너무 많은 공부를 해야 해서 커피를 가지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 때 김탁환 소설가의 ‘노서아 가비’를 보고 바리스타 아이템을 얻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생일 때 영화 ‘체인지’에 출연한 뒤 국내 영화는 15년만이 그는 “영화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인연이 안 닿았다”며 “커피와 역사의 조합이 정말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스로 욕심이 많다보니 욕심이 채워지지 않을 때, 현장이 정체됐을 때 상처를 받았다”는 기억도 전했다.
고종 황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는 박희순은 “고종이라는 인물은 일본에 의해서 왜곡되거나 폄하된 점이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러시아공사관에서 피신하며 정치에 대해 고민하고 괴로워했더라. 고종의 고정관념을 깨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고종의 다른 면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몰입했다.
유선은 “평상시 사극을 하고 싶었는데 한복이 아닌 기모노를 입고 연기를 했다”며 “기모노가 사다코의 야망을 드러내는데 도움이 되는 의상이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영화는 3월 15일 개봉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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