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7년 10월 24일,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는 강원도 화천의 산골 오지마을에서 77세 최모 할머니가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다. 길이 험한 탓에 인근 마을 사람들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던 황량한 산골에서 무엇이 살인을 불러온 것일까.
방송에 따르면 최초 발견자는 근처 산을 오르고자 할머니에게 주차 양해를 구하려던 심마니였다. 할머니의 시신은 피투성이였다. 하의는 반쯤 내려가 있었다. 집 내부에서 시작해 냄비와 돌로 13차례에 걸쳐 머리를 가격한 범인의 잔인함은 형사들을 경악케 했다.
제작진은 할머니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기 전, 길 입구 자신의 땅에 말뚝을 박아 위쪽에 살던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다고 했다. 당연히 의심의 화살은 할머니와 곧잘 다투었다던 이웃들에게 먼저 쏠렸다.
6남 2녀를 키웠던 할머니가 그렇게 사망한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할머니의 큰 아들 앞으로 괴상한 협박편지가 날아오기 시작한 것.
발신자의 정보는 없었다. 편지에는 할머니에 대한 모욕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고, 할머니의 큰아들까지 힐난하고 있었다. 시신 발견 후 10여일 지난 소인이 찍혀 배송된 첫 편지 이후, 현재까지 5년 동안 총 일곱 통의 괴편지가 발견됐다. ‘부대 뒷골짝 김영호(가명, 큰아들) 앞’으로만 표기된 의문의 편지였다.
그런데 발신인은 몇 통의 봉투에 ‘화천에서, 만성이가’라고 자신을 밝혀놓았다. 삐뚤빼뚤한 손글씨로 “네 애미 생각이 자꾸만 난다”고 써있었다.
많은 의문 속에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발신인이 할머니와 아들을 과거에 만났던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발신자는 피해가족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11월경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 강원지방경찰청 미해결사건 전담팀은 탐문, 첩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사건의 용의자를 쫓고 있다. 화천 지역 우체국 앞 CCTV에서 어렵게 확보한 발신인의 모습과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지만, 많은 흔적을 남겼다. 현장에선 유유히 사라졌으나 편지를 통해 조금씩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 그는 애써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11일 (토) 밤 11시 방송.
사진=SBS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