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은 눈 쌓인 산 중턱, 외롭게 세워져 있는 의문의 텐트를 찾았다. 앞서 2010년부터 그를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발걸음을 한 끝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사연의 주인공 임 씨를 다시 찾았을 때 그곳에는 영하의 날씨에 폭설까지 내리고 있었다. 겨울바람을 막아줄 임 씨의 텐트에는 제대로 된 살림살이 하나 갖춰있지 않았다. 임 씨는 썩은 음식을 씹어 먹고 풀뿌리를 캐서 찌개를 끓여먹고 있었다.
임 씨는 사업실패 후 죽을 결심으로 이 산을 올랐다. 우연히 자신을 발견한 노부부의 따끔한 충고에 열심히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차마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산속에 머물며 세월을 보냈다.
방송 도중 임 씨는 갑자기 영상편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임 씨는 “아들아 보고 싶다. 한 번만 더 나를 찾아와 달라”고 눈시울을 붉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임 씨가 산을 떠날 수 없던 가장 중요한 이유은 아들이었다. 임 씨는 “6년 전 아들과 함께 이 산에서 생활했었다”며 “아들이 기반을 마련해 나를 데리러 온다고 약속하고 산을 내려갔다.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혹여 나를 못 찾을까 이곳을 떠날 수도 없
이야기의 끝 무렵, 임 씨는 제작진이 선물한 빨간 패딩을 입고 환한 웃음을 짓어 보였다. 긴 세월, 살을 에는 강풍에도 산을 떠나지 못하는 임 씨는 아들을 기다리는 한 아버지였다.
사진=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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