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일 개봉하는 ‘범죄와의 전쟁’(감독 윤종빈)은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선포된 ‘범죄와의 전쟁’을 소재로 했다. 부산항의 전직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과 조직폭력배 최형배(하정우)를 통해 1980~90년대의 어두운 뒷모습을 씁쓸하게 담아냈다.
극중 최민식은 비열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굴하기도 한 모습으로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와 최하의 상태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그와 함께 한 하정우를 비롯해 조진웅, 곽도원, 김성균, 김혜은 등의 연기는 엄청난 호흡을 선보인다.
“‘배우들이 정말 멋지구나, 프로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심전심이라는 표현 있잖아요? 그런 마음이었죠. 또 이거 방심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속된 말로 ‘삑사리’나면 개망신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 면에서 배우들과 연기하기가 너무 편했죠.”
최민식은 “연기를 할 때 동료가 살아야 내가 사는 것”이라며 “타이틀 롤이라고 혼자 나대면 안 된다. 또 나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아주 아마추어적인 생각이다. 모든 자재들이 하나하나 맞아 떨어졌을 때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우들에게 당연한 일이라고? 당연할 순 있지만 쉽지는 않은 일이다. 최민식은 태연했다. “목숨을 유지하기 힘들거나 불구가 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실제로 하면 안 되죠. 하지만 가벼운 터치는 액션 영화의 기본이에요. 리얼리티죠. 때리는 척만 하다가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은 NG를 반복해요. 그러면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고 다음 신에도 지장이 있게 됩니다. 몸으로 때우는 건 일이 아니에요. 거기서 나오는 감정선을 연기해야 하는 거죠.”(웃음)
수많은 작품을 하며 긴 세월을 보내온 최민식은 지금이 더 목마르고 굶주려 있다고 했다. “세상에 궁금하지 않은 게 있는가? 거짓말이 아닌 진짜 이야기가 지금에서야 보인다. 연애 얘기를 해도 진짜, 싸움을 해도 진짜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참여하는 작품이 코미디라면 진짜 웃기고 싶다는 게 리얼리티를 향한 그의 애정이다.
그는 “테크니컬한 면은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기술적인 훈련이 부족하더라도 배우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지가 중요하죠. 얼굴이 좀 예쁘다거나 혹은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면 우쭐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같이 작업하는 사람에 따라 그 마인드가 바뀔 수가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은 금방 늘게 되죠.”(웃음)
그런 점에서 최민식은 특히 하정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하정우는 요즘 방귀 쫌 뀐다는 배우 중에 하나인데 모나지 않았다”며 “대부분 연극을 하다고 오는 사람들과 다르다는 선입견을 같기 마련이지만 정우는 먼저 나서서 장난을 치더라. 정말 예쁘게 노는구나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는 자신은 잔소리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란다. 후배들이 최대한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연기자들이 감독의 지시를 따라가며 스스로 창작을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물론 상습적으로 지각을 한다거나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는 배우가 있으면 싫은 소리를 하기는 한다고 정색했다.
극중 허세 가득한 최익현을 바라보는 현실의 최민식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 사람이 세상을 헤쳐 가는 방식이에요. 액면은 재수 없는 놈이지만 사느라고 애쓰잖아요. 그런데 그게 나나 친구, 또는 아버지의 모습일 수도 있는 거예요. 한국 남자 특유의 생존 방식이죠. 솔직히 집에 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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