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업으로 시작한지 13년. 미료가 처음 자신의 이름을 건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어릴적 꿈이 20세에 솔로 앨범을 내고 랩 스타가 되는 것이었어요. 난 랩을 잘하니깐 단순하고 어린 꿈이었죠. 하지만 막상 스무살이 됐는데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어요.”
이후 미료는 클럽에서 공연을 하다 허니패밀리를 통해 데뷔를 하게 됐다. “당시 앨범이 잘 되지 않았고 이후 브아걸에 들어오기 전까지 4년간을 정말 나태하게 살았어요. 방향을 잃었던 거죠.”
앞서 언급했듯 초창기 브아걸에서도 그녀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전 제가 댄스 그룹에 들어가서 할 줄 알았거든요. 막상 들어가 보니 발라드 그룹이었어요. 네 마디 랩만 할 때도 있었죠.”
하지만 브아걸은 어느 순간부터 제 색깔을 완전히 바꿨고 그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멤버는 역시 래퍼 미료였다. 다른 멤버들 역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적어도 어느순간부터 현재 브아걸의 색(色)에 가장 가까운 멤버는 미료가 됐다.
“당연히 기존과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죠. 작곡가나 프로듀서 역시 ‘더 세게 가자’는 말들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 제가 하고 싶은게 이거니 밀어붙였죠. 스타일링에서도 코믹한 느낌을 주고 싶었고요.”
미료의 말대로 ‘더티’는 일단 가볍고 위트있는 곡이지만 분명 숨겨진 날이 바짝 서 있는 노래다. 미료의 의지는 앨범 제목부터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신의 이름을 앨범 제목으로 정하며 ‘aka(일명) 조하니’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제 원래 성인 조에 허니패밀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하니(Honey)를 붙였어요. 이 앨범에서 만큼은 전 브아걸에 소속된 미료가 아니라는 거죠.” 이미 알려진 일화지만 미료의 이름은 어릴적 별명인 조미료에서 따왔다. 브아걸로 활동하면서는 브아걸 음악에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사용해 왔다고 종종 밝힌 바 있다.
‘조미료’가 아닌 ‘메인 디쉬’(Main Dish)로 역할을 하기 위해 다양한 향과 맛의 ‘조미료’들이 첨가됐다. 브아걸의 나르샤, 최근 가장 핫(HOT) 한 밴드로 떠오르고 있는 칵스(The Koxx)를 비롯해 쿤타와 리얼드리머로 구성된 실력파 그룹 루드페이퍼와, 리쌍의 개리, 소녀시대 써니가 앨범에 참여했다.
“미니 앨범형태로 곡이 5곡 뿐이니 한곡 한곡 색깔을 다르게, 그 다른 색깔에서 최선의 사운드와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뮤지션들이 필요했어요. 브아걸 활동을 하면서 병행해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죠. 특히 가사가 때문에 힘들었죠. 사랑노래는 이제 못쓰겠더라고요. 연애 해본지 너무 오래 됐거든요.”
“무엇보다 제 첫 앨범인데 진솔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연애, 정말 해야겠구나 생각을 간절하게 많이 했죠. 음악을 위해서든 내 인생을 위해서든.”
그래도 막상 이상형을 물으니 우물쭈물 한다.
“친절하고 자상하고 부드럽고 유머 감각 있고 스타일리쉬하고, 경제적으로는 제게 기댈정도만 아니면 되고요. 그리고 제 팬이었으면 좋겠어요. 제 음악을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진부하죠?” 진부하긴, 그런 완벽한 남자를 찾으니 아직 솔로인 거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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