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애정만만세'(극본 박현주/연출 주성우) 마지막회에서는 변주리(변정수 분)를 살리기 위해 대신 차에 치인 강형도(천호진 분)가 생을 마감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은 강형도는 급기야 심장박동이 정지, 오정희(배종옥 분) 변주리 등 가족들의 오열 속에 숨을 거두는 듯 했다.
화면이 오버랩되면서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재미(이보영 분), 변동우(이태성 분)는 결혼에 골인했고, 한정수(진이한 분)는 채희수(한여름 분)와의 사이에 남겨진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오정희와 변주리 역시 우연히 마주쳐도 어색함 없이 지내는 사이. 강형도의 죽음 이후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진 이유로 볼 수 있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숨어있었다. 강재미, 변동우, 오정희가 각각 다른 장소에서 보고 있던 TV 속에는 다름아닌 재미 아빠 강형도가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장면이 흐르고 있던 것.
강형도는 사고 후 예멘으로 떠나지 않고 국내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었다. 심지어 필리핀 환우를 위한 봉사를 하고 있는 병원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그려졌다.
최종회 직전 회차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강형도가 변주리를 대신 살리고 죽는 거냐" "설마 진짜 죽이기야 하겠는가" "살아난다 해도 쉽게 회복되긴 힘들 듯" 등 다양한 추측을 내놓으며 종영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이 전파를 타기 직전까지도 다수의 시청자들이 강형도가 죽은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전개가 이어졌기 때문에 TV 속 강형도의 모습은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 '애정만만세' 사상 최고의 반전 설정인 셈.
기왕 해피엔딩으로 끌고 가려 했다면 무리한 설정 없이 아름다운 결말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그간 '애정만만세' 전개를 곱씹어 볼 때 굳이 강형도를 죽음 문턱까지 몰고가지 않았다 하더라도 변주리의 회한과 반성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강형도가 죽지 않고 살았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억지 설정의 희생양으로 전락한 점은 더 없이 아쉽다.
한편 이날 '애정만만세'는 23.5%(AGB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보이며 자체 최고 기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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