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얼떨결에 서울시장 후보가 된 남편(황정민)과 또 얼떨결에 댄스가수가 된 아내(엄정화)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준다. 더불어, 조연으로 나오는 라미란에도 눈길이 간다.
어렸을 때부터 댄스가수를 꿈꾼 엄정화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절친’인 명애는 재미를 배가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댄스그룹 멤버 제의를 받고 남편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 지 고민하는 정화에게 내뱉는 명애의 대사는 잊을 수 없다. “그냥 똥을 팍 싸놔! 그럼 지가 뭐라 그럴 거야?” 또 ‘슈퍼스타K’에서 열심히 ‘막춤(?)’을 추는 장면도 웃음보를 터트린다.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인상이라고 하자 라미란은 “내 얼굴이 경쟁력이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예쁘고 어린 친구들은 많잖아요. 제 얼굴이 경쟁력이 있는 거죠.(웃음) 그래도 그동안 나이든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한 배역 중에 가장 예쁜 역할이었어요. 나름 엄청 예쁘게 한 거예요. 다른 현장에서는 제 얼굴에 기미부터 그리는데 말이죠.”(웃음)
수줍게 웃는 모습은 스크린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여성스럽고, 실물은 더 예뻐 보인다. ‘댄싱퀸’에 나온 뒤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보겠다고 하자 “화면과 실제가 조금 다른지 옆에 앉아 있어도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또 웃었다.
라미란은 극중 거의 모든 신을 엄정화와 함께 했다. 엄정화와는 첫 만남이었지만 춤 연습을 하며 친해졌다. 바로 ‘슈퍼스타K’ 오디션 장면 때문. 엄정화야 댄스가수였으니 춤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라미란에게는 힘들었을 것 같다. “언니가 너무 유연하시더라고요. 제가 뮤지컬을 쉰지 2년이 넘었는데 몸을 움직인 게 너무 오래 됐나 봐요.(웃음) 윤제균 감독님이 ‘헬로우 고스트’를 보시고 역할을 맡기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솔직히 전 제가 ‘댄싱퀸즈’ 중 1명으로 나오는 줄 알았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슈퍼스타K’ 오디션에서 춘 춤과 ‘댄싱퀸즈’의 춤이 정말 달라서였어요.”(웃음)
엄정화의 남편으로 나오는 황정민과의 인연은 더 특별하다. 황정민과 라미란은 서울예술대학 선후배 사이. 93학번인 라미란은 90학번 황정민 선배를 졸업년도에 복학생으로 마주했다.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없어 친하진 않았지만, 촬영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선배는 큰 힘이 됐다. “미란이야 너무 잘 하니깐 걱정없다”는 말로 힘을 줬단다.
그는 황정민이라는 배우에 대해 “장점이자 강점은 악역을 할 때도 꾸며내거나 오버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빼어나게 잘생기지 않았지만 이것저것 흡수하며 사람들의 감정을 이끌어 준다. 인물로 먹고사는 배우”라고 했다. “인물로 먹고 사는 배우”는 연기자로서 라미란이 꿈꾸는 이상향이다.
“무대 위에서는 제가 연기하는 것을 볼 수 없잖아요. 그런데 영화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볼 수가 있어요. 처음에는 ‘아, 내가 저렇게 하는 구나’하고 손발이 오그라들며 부끄러웠어요. 어색하고 이상한 것 같고, 창피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어요. 주위에서 ‘너는 인물로 먹고 사는 배우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너무 좋았고요. 또 제가 이상하게 나와도 감독님이 좋아하시면 저도 좋더라고요.”(웃음)
지난해 ‘댄스타운’의 주인공으로 남편을 북에 놔두고 남에 온 여성의 먹먹함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연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수위 높은 장면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는 “주인공은 작품 전체를 끌고 가야 하는데 힘을 주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안배를 잘 해야 하더라. 또 조연일 때는 잠깐의 시간동안에 모든 것을 쏟아야 하는 것이라 부담스럽고 힘들다”고 연기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댄싱퀸’에 출연한 뒤 달라진 점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칭찬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다. “옛날에는 주위 사람들이 ‘잘 봤어’라고 그러면 ‘에이, 거짓말!’ 이랬는데, 이번에는 ‘정말 고마워요. 재밌죠? 저도 보면서 너무 울었어요’라고 말해요.”
‘댄싱퀸’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이 너무 좋았다는 라미란. ‘카톡’ 대화명도 ‘댄싱퀸’ 개봉일을 적어놓고 자랑하고 다닐 정도. 내친김에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말했다. “저 팜므파탈 연기 잘 할 것 같지 않아요? 멜로도 잘할 수 있어요.”(웃음) 수줍은 듯 하면서도 할 말은 다한다는 스타일이다. 역시, 여러 가지 매력을 소유한 천상 ‘팔색조’ 연기자다.
충무로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어놓은 그는 팜파탈 역할에 앞서 올해 상반기 기대작인 두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팬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앞서 ‘짝패’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그는 매력을 또 한 번 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