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이 배시시 웃었다. 연초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마성의 꽃미남이자 초천재 캐릭터인 허염으로 분해 그야말로 '핫' 스타로 떠오른 그의, 가히 '초짜'다운 발언이다.
판타지 사극 '해를 품은 달'은 첫회부터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출발, 돌풍을 예고했다. 매회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방송 6회 만에 수도권 기준 30%를 뛰어넘었다. 이렇게 높은 시청률을 예상했는지 묻자 "시청률 30%가 그렇게 엄청난 건 줄 몰랐다"는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제가 드라마가 처음이다 보니 시청률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냥 잘 나왔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다음날 선배님께서 '시청률의 주역이다' 이러시며 칭찬을 정말 많이 해주시는 거에요. 그래서 '에이, 시청률 더 나와야죠'라고 했는데, 이정도면 진짜 잘 나온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아 대박이구나, 그 때 생각했죠."
보이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지 어느새 3년 가까이 됐지만 지금과 같은 국민적 인기는 처음일 터. '허염앓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로 떠오른 아역들 중 최고의 수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시청률은 와닿지 않았지만 언론보도나 시청자게시판, SNS 등의 반응을 보면 인기가 실감났단다. "많은 분들이 허염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수고 많았다고 해주실 때마다 인기가 많았구나 하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소위 '뜬' 비결은 무엇일까? "역할이죠." 망설일 새 없이 단번에 답변이 돌아왔다. "드라마 시놉시스가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대본을 보면 다음 회가 궁금할 정도로요. 잘 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잘 되고 제 역할까지 잘 될거란 생각을 못했어요."
무엇보다 임시완은 첫 연기임에도 불구, 안정적이고 무난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흔히 따라붙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시선에서도 자유로웠다. 이에 대해 임시완은 "만약 가수로서 인지도를 더 쌓고 시작했다면 '가수가 연기를 한다'는 편견을 먼저 갖고 보셨을 것이다. 그 점에서 시청자들이 색안경을 끼지 않고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첫 연기치고는 잘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다음엔 처음이 아닐테니까요. 어드밴테이지를 버리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엔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된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처음 맛본 연기의 맛이 어땠는지 묻자 "잊을 수 없는 맛"이란다. "연기의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가수를 처음 했을 때 든 느낌이랄까요. 기회가 닿는다면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 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한층 성숙해진 눈빛으로 돌아올 그를 만날 생각을 하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끝으로 극중 염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한참을 쑥스러워하더니 웃으며 덧붙였다. "염아, 네 덕분에 빛을 많이 봤다. 고맙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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