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사는 영화 ‘부러진 화살’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당시 사건이 다시 도마에 오르자 법원 내부게시판을 통해 “최초 결심 후 당시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의정부지법원장을 포함해 만장일치로 김 교수의 승소로 합의가 이뤄졌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이 판결문을 쓰다 오류를 발견해 재판을 다시 열었고 이후 결론이 정반대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내가 판결문을 작성하던 중 김 교수의 청구가 ‘1996년 3월1일자 재임용 거부를 무효로 한다’는 것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법정공휴일인 삼일절에 거부처분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변론을 재개했다”며 “학교 측의 입증만으로 대법원에서 패소할 수 있기 때문에 김 교수를 위해 변론을 재개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사건을 다룬 영화는 영화일 뿐 실제와 혼동하지는 말아달라”면서 “"법원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영화를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한편 영화 ‘부러진 화살’은 개봉 8일만에 손익분기점인 50만을 넘어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러진 화살’은 설 연휴 다음 날인 25일 하루동안 전국 389개 상영관으로 13만4869명을 모아 누적관객 104만1738명을 기록했다.
정지영 감독의 13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2007년 실제 있었던 ‘석궁 테러’ 사건을 소재로 했다.
지난해 정치,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도가니’와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사법부가 노심초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을 맡은 안성기는 이번 영화에서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라며 근엄한 사법부의 오만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낸다.
무엇보다 ‘부러진 화살’의 흥행 분위기는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정면으로 다뤘던 ‘도가니’ 때를 연상케 한다. ‘부러진 화살’ 역시 사법부를 향한 공분이 쏟아지면서 ‘제2의 도가니’로 확산될 조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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