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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은 “‘나가수’가 방송되기 전 그런 프로그램이 기획된다는 얘기를 듣고 코미디라고 생각을 했던 게 사실이다.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던 것도 있다. 막상 방송이 시작되니 이건 일종의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떤 것일까 느낌이었던 것도 맞고 몇 번 하다가 보니깐 순위를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게임을 하는 예능이라는 생각을 굳혔다. 예를 들어 편집 순번 뽑기만 봐도 그렇다. 순번에 따라 순위가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거지 않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선규는 “1~2회를 보면서 ‘이게 뭔가’ 싶었다. 그냥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 지더라 그 ‘쇼’에. 이후에는 편하게 받아들여 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아 역시 마찬가지 였다. “이소라씨가 나오고 김건모씨가 나오는데 그들에게 순위를 매긴다? 그리고 시끄러운 일들(김건모 재도전)이 생기고 ‘저긴 절대 가지 말아야지’ 했다.”
‘나가수’ 제작진의 섭외요청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 소속사 사운드 홀릭의 대표이기도 한 구태훈은 고심 끝에 ‘나가수’에 출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멤버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당시 김윤아의 건강상태가 최악이었다는 것. ‘위대한 탄생’ 멘토로 출연하면서 앨범 준비까지 겹쳐 과로한 탓에 청신경에 문제가 생겼고 다시는 음악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순간까지 찾아왔다.
김윤아는 “회복이 되니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무대를 설 수 있을 때 서야겠다’는 것이었다. 나 때문에 앨범이 미뤄진 것도 치가 떨리게 힘들었다. 결국 ‘나가수 그거 합시다’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자우림의 등장은 다소 정체 듯 싶었던 ‘나가수’에 활력을 불었다. 기본적으로 보컬리스트의 경연장이었던 ‘나가수’에서 각각의 가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실험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여기에 자신들만의 분명한 색을 가진 ‘밴드’ 자우림의 등장은 일종의 대안 역할을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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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나가수’의 피처링은 어느 시점부터 음악 외적인 영역으로 확대됐다. 유명 보컬리스트나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시선을 홀리기 시작했던 것.
자우림만의 이 같은 원칙에 가장 근접한 무대는 산울림의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였다. 김윤아는 “무대에 함께 올라온 보컬리스트들은 단순히 코러스의 개념이 아니었다. 김윤아의 페르소나로서 여섯명의 김윤아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성과 안무까지 모든 걸 통제하고 연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시절 연극부였던 김윤아에게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이 같은 무대는 평소 한번쯤 꼭 시도 해보고 싶었던 것이었다고 한다. 또 언젠가 자신들의 뮤직비디오 제작시 다시 한번 꼭 활용해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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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하게 말하면 ‘나가수’가 자우림에게 준 것은 없다. 정확히 말하면 자우림이 ‘나가수’와 시청자들에게 준 것들이다. 일단 그들은 우리에게 음악을 들려줬고, 다양한 종류의 음악에 동일한 DNA를 부여해 주며 뮤지션의 고집이 뭔지 보여줬다. 또 한 아티스트가 이 같은 음악적 성취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유감없이 보였다. 결정적으로 우리가 왜 이들을 평가하기 보다는 존경해야 하는지 보여줬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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