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 새벽 2시경 김 전 의원 부부가 사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아파트 8층 A씨 집에서 불이나 주민 1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화재가 난 집 바로 위층에 살고 있던 김한길 부부 역시 잠을 자다 부랴부랴 대피했다. 다행히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약 16분만에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최명길의 두 아이들 모두 기숙사에 있어 화재 피해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급한 화재 속에서도 빛난 두 사람의 사랑은 훈훈함을 주고 있다.
김한길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화재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리며 여전한 아내 사랑을 과시했다.
김 전 의원은 “일 마치고 새벽에 돌아와 깨어있던 (최)명길이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 ‘여보 일어나, 여보 불이야!’ 새벽 2시. 우린 9층인데 8층에서 불이 났다. 집안에 찬 연기가 지독하게 맵다. 옥상으로 피신하라는데 연기로 계단이 막혔다”며 “구조대가 권하는대로 수건을 적셔서 현관문 틈을 막는다. 우린 갇혔다. 명길은 물을 틀어놓는다. 다 타면 안된다면서. 명길은 집안 여기저기를 황급히 헤맨다. 아이들이 집에 없는 게 천만다행이다”며 화재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드디어 우주인 같은 복장의 구조대원들이 왔다. 방독면 같은 마스크가 두 개라고 해서 하나는 명길에게 하나는 아줌마에게 하나씩 씌우고 연기 속으로 내보냈다. 나는 잠시 중요한 걸 하나라도 챙길 것이 있나 생각했지만 특별히 떠오르는 것도 없어서 두꺼운 양말 하나를 점퍼주머니에 얼른 쑤셔넣었다. 내 여자 하나 챙겼으면 됐지 뭘 더 챙기나! 물을 잠그고. 재촉하는 구조대원을 따라 손으로 코를 막고 연기를 헤집으며 계단을 내려왔다. 상황이 종료되고, 용감한 소방대원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는 글로 아내에 대한 애정을 전해 눈길을 모았다.
이들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한강변에 인접한 고급형 주택으로 시가 20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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